작가 후원 '미술 애호가모임'는다

입력 2001-02-28 00:00:00

정기적으로 작가의 전시회를 열어주고 작품을 구입하는 등 창작활동을 지원하는 미술애호가들의 후원모임이 대구지역에서도 점차 늘고 있다.

몇년전까지만 해도 지난 93년 만들어진 '고금미술연구회'가 미술작가 후원회로는 유일했으나 최근들어 예술마당 솔 산하의 '그림사랑회','예솔회'를 비롯 서양화가인 박병구씨 후원회 등 다양한 성격의 애호가 모임이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그림사랑회'(회장 이동민) 경우 의사.변호사.교수.사업가.회사원 등 주로 남성들로 구성된 모임. 매달 한 차례씩 모여 미술사와 이론 등을 공부하는 한편 1~2년마다 한번씩 주목받는 작가의 작품전을 열어주고 있다.

올해 초대한 전시회는 지난 16일부터 28일까지 예술마당 솔에서 '한애규 테라코타전'. 팸플릿.전시장 비용 등 일체를 그림사랑회가 지원하는 한편 15명의 회원이 전시작품을 1점씩 구입했다. 지난 99년 조각가 손규호씨의 작품전에 이어 그림사랑회가 초대한 두번째 전시회다.

반면 '예솔회'(회장 김재옥)는 교사, 가정주부 등 주로 여성들로 구성됐으며 지금까지 백미혜. 김용수.송중덕.전영신씨 등 작가들의 단체전을 3차례 열었다. 16명의 회원들은 전시회의 비용부담과 함께 작품을 구입하며 월 1회씩 모여 미술이론과 함께 작가 작업실 탐방 등 '현장 견학' 위주로 미술공부를 하고 있다. 고금미술연구회(회장 김성수)는 지역의 유망한 구상회화 작가를 발굴, 전시회를 마련해주고 작품활동을 지원하는 모임. 사업가.공무원.자영업자 등 30여명의 후원자들이 매년 신인작가들을 발굴, 회원으로 영입해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최근에는 특정 작가에 대한 개인후원회도 등장해 눈길을 끈다. 서양화가 박병구씨의 작품을 좋아하는 40~50대 미술애호가 15명이 지난 1월초 후원회를 발족시킨 것. 이들은 회원 1인당 연간 50~100만원의 회비를 내어 박씨에게 연간 2회의 작품전 비용을 지원하고 개별적으로 출품작들을 구입하기로 했다. 후원회 총무 임영철씨는 "박씨의 작품이 지난 시절의 향수와 서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에 좋아한다"며 "화가의 작업실에서 만난 사람들이 자연스레 후원회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예술마당 솔의 김현지 사무국장은 "미술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으로 작가를 후원하는 역할을 넓혀 나간다면 작가들에게 용기를 주는 것은 물론 미술문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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