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로 들어 가라!부업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준비와 전문 지식을 갖추고 '준비된 창업'에 나서는 주부들이 늘고 있다. 실직한 가장을 대신한 생계형 창업이든지, 자아 실현을 위한 창업이든지 간에 창업이 이제 평범한 주부들에게도 그리 낯설지만은 않은 현실이 되고 있는 것.
여성이 가장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창업 분야는 음식업. 그러나 섣불리 덤벼 들었다가 실패, 이 음식 저 음식 바꿔 보다 결국 손을 털고 마는 경우가 부지기수이다. 치밀한 시장 조사와 노하우 익히기가 선행돼야 기반을 다질 수 있다.
한달 전 대구 성당2동에서 '제주 칼치와 조기'라는 식당을 개업한 여성 가장 우태순(40)씨. 그는 미리 노하우를 철저히 익혔다. 유명하다는 여러 갈치 식당에 '취업'해 이 집 저 집 주방에서 맛의 비결을 알아 낸 것.
물론 처음엔 이름난 갈치 식당들에 전화만 해 보기도 했으나, 그냥 영업 비밀을 알려 줄리는 만무한 일. 주방에서 일한다고 해도 처음 온 사람에게 1급 정보까지는 알려 주지 않더라고 했다. "그저 일만하는 게 아니라 야무지게 배워야겠다는 마음으로 덤벼 드니까 사소한 것 하나라도 안 놓치게 되더라구요".
손님이 몰리는 점심·저녁 시간 일손이 아쉬울 때 "제가 도와 드릴게요" 하며 적극적으로 나서고서야 맛의 비결을 조금씩 터득할 수 있었다는 것. 나름의 방식으로 맛을 내려고 하면 "안된다"고 업주측이 황급히 고쳐 줬기 때문에 저절로 노하우를 터득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창업하려니 자금 부족이 또 문제. 수소문 끝에 한국 여성경제인 협회 여성창업 보육센터가 지원하는 '저소득 여성 가장을 위한 점포 임차금'을 찾아낼 수 있었다.
"주인이 확실히 알아야지, 그렇잖고 주방장을 데려 하겠다고 안이하게 생각하면 실패하기 십상입니다. 또 자신이 어떤 일을 좋아하고 잘 할 수 있는지를 제대로 판단해야 성공할 수 있을 것입니다. 종업원 관리를 잘 하는 것이 바로 손님 관리를 잘 하는 것이며, 맛 뿐 아니라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것 역시 중요하지요". 특별히 홍보하지 않았는데도 맛 좋다고 소문 나 손님이 많이 찾고 있다는 우씨는, 자그마한 식당 일에도 나름의 단단한 경영 철학을 확립하고 있었다.
33세의 많지 않은 나이에 여성 경영자로서의 꿈을 키우고 있는 임계자씨는, 지난해 5월 대구에서 베이비시터 파견 전문업체 'Baby013'을 창립해 곧 포항점까지 여는 등 사업 기반을 넓히고 있다.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고 서울·부산·대전·울산 등에서까지 지점 개설 문의가 이어질 정도. 아이를 돌봐 줄 시터를 보내 달라고 회원으로 가입한 주부도 꾸준히 늘어 현재 300명에 달했다.
"처음 6개월 동안은 생각보다 돈도 많이 들고 마음 고생도 이만저만 아니었어요. 그러나 내가 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 보다는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들도록 마인드 컨트롤을 하며 열심히 뛰었습니다".
다연(9) 경식(5) 남매의 어머니이자 아내·며느리로서 할 일이 태산 같지만, 올해부터는 대학원에도 다닐 계획이다. "결혼 전엔 일 욕심과 성공하고 싶은 욕심이 이렇게 많은 줄 몰랐어요. 현장에 있다 보니 지역 경기가 어렵다는 걸 체감하게 됩니다. 여성들이 일을 많이 찾아 하면 경기 회복도 빨라지지 않을까요?".
김영수기자 stel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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