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지하철 시승 시민과 대화

입력 2001-02-24 00:00:00

임진강 수해방지를 위한 남북대표단 이틀째 실무회의가 진행중인 가운데 대표단 지원인력과 취재단은 23일 오전 평양시 지하철을 시승했다.

이날 오전 11시께 금수산예술창작사 인근의 부흥역을 출발, 고려호텔 근처인 영광역까지 약 8분간 지하철을 시승하는 과정에서 북한측은 남측 인사와 평양 시민들의 대화를 막지 않아 북한의 개방정도와 개방에 대한 자신감을 가늠케 했다.

박정후 부흥역장은 평양 지하철이 2개 노선에 총 연장 35㎞로 17개 역사가 있으며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10시까지 16시간 운행된다고 소개했다.

또 지하철의 평균 깊이는 100m, 에스컬레이터의 길이는 150m, 운행 간격은 최소 2분이라고 박 역장은 말했다.

그는 지하철을 깊게 설치한 이유에 대해 "지난 68년 착공 당시 기술력으로는 암반 아래로 놓을 수 밖에 없었다"면서 "최근 새 구간은 깊지 않게 놓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하철 요금은 전구간 모두 10전으로 남한의 지하철과 비교할 때 약 50원 수준이라고 그는 말했다.

또 지하철은 좌석이 모두 찼고 서 있는 승객도 많아 평양시민들의 주요 교통편임을 짐작케 했다.

지하철 객차는 한칸이 길이 10m, 폭 2.5m 가량으로 서울의 지하철에 비해 약간 비좁다는 느낌을 줬다.

동승한 사회과학원 농업부문 연구사인 30대 남자는 "시내에서 볼일을 보고 사회과학원으로 돌아가는 길"이라며 "서울에서 온 기자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고 말했다.

다른 한 50대 남자도 "수해방지 회담이 잘 이뤄지길 바란다"며 반가운 표정을 보였다.

평양 지하철 플랫폼은 각종 타일로 된 벽화로, 높은 천장은 샹들리에로 장식돼있어 지하 100m에 있다는 느낌을 주지 않고 비교적 쾌적했다.

그러나 지상과 지하 플랫폼을 잇는 에스컬레이터 통로 벽은 균열 또는 누수현상이 빚어진 듯 곳곳에 흰 페인트와 회(灰)로 칠해져 있었으며 지하 플랫폼도 전체적으로 낡은 듯한 인상을 줬다.

북측 안내원들은 평양 지하철에 대한 자부심이 강한 듯 시승후 소감을 자주 물었으며 특히 서울의 지하철은 어떠냐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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