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잠 깨는 대구 공연무대

입력 2001-02-23 14:48:00

모처럼 만에 연극이 기지개를 켠다.봄기운이 화사하게 피어나는 3월. 악극 '여로'와 '무너진 사랑탑아', 뮤지컬 '명성황후' 등 볼만한 공연이 잇따라 관객을 찾는다.

'여로'연출 김창래)는 지난 1972년 TV 드라마를 '향수극'이란 이름으로 재구성한 작품. 당시 '여로'의 인기는 폭발적이었다. 시청률 70%를 상회하며 몇 대되지 않는 동네 TV 앞에 온 동네사람이 다 모여 울고 웃고 했다.

이번 공연의 장점은 영구역의 장욱제.분이역의 태현실.시어머니 윤씨역의 박주아.상준역의 최정훈 등 드라마의 오리지널 멤버가 30년 만에 함께 모인다는 것. 여기에 이영후 남포동 김혜영 방은희 손호균 등이 가세했다.

줄거리는 예전 그대로다. 총 제작비 15억원. 3일과 4일 오후 3시 7시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공연. 문의 053-426-5616

'명성황후'(연출 윤호진)는 왕년의 주역인 소프라노 이태원이 빠지고 성악가 김현주와 CF와 영화음악에서 재능을 보여준 김지현으로 새 단장했다. 감미로운 아리아, 스펙터클한 무대, 화려한 의상과 세트 등 볼거리가 가득한 대형 뮤지컬.

미우라역의 김성기는 조연임에도 불구하고 특유의 카리스마로 극을 압도하며 이번에도 관객을 사로잡을 것으로 보인다. 세련된 조명, 해외 공연을 겨냥한 정교한 무대 등으로 업그레이드됐지만 무대 전체가 공중으로 오르면서 2층 무대로 변하는 장면 등은 대구시민회관의 무대 사정으로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9일(오후 7시30분) 10일(오후 4시, 7시30분) 11일(오후 3시, 6시30분) 대구시민회관 대강당. 053-255-1936.

3월 24과 25일 시민회관 대강당에서 선보이는 '무너진 사랑탑아'는 가난 때문에 사랑을 이루지 못한 두 남녀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악극이다. 지난 93년 '번지 없는 주막'을 시작으로 악극 바람을 몰고온 극단 가교의 8번째 작품.

머리 좋고 순수한 남자, 그를 사랑하는 순정파 여인, 출세를 위해 친구마저 배신하는 기회주의자 등 신파극의 전형적인 인물들이 애달픈 옛노래를 들고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한다.

박인환 윤문식 최주봉 등 악극부흥의 주인공들이 출연하며 연출과 안무는 강대진과 서병구(서울시립뮤지컬단 무용단장)가 맡았다. 시간은 오후 3시와 6시30분. 문의 053-760-1844.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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