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강제제압 이후 전망

입력 2001-02-21 15:45:00

대우자동차 구조조정이 마무리단계에 접어들면서 GM으로의 매각 협상, 해외법인 구조조정 등도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부평공장 노조의 농성이 경찰에 의해 강제해산된데다 창원·부평공장도 부분파업에 들어가기는 했지만 공장가동에는 문제가 없기 때문.

이종대 대우차 회장은 20일 기자들과 만나 "GM(미국 제너럴 모터스)으로의 매각이 현재로서는 최선의 방안"이라고 밝히는 한편 조만간 유럽을 방문, 수출확대 방안과 해외법인 구조조정 문제를 논의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GM과의 매각협상 조만간 재개될 듯=대우차 구조조정이 일단락됨으로써 GM도 금명간 인수와 관련한 입장 표명을 할 것으로 보인다.

대우차 이 회장은 이날 "대우차를 GM에 매각하는 것이 현재로선 최선의 방안"이라며 "GM과의 협상은 진행되고 있으나 구체적 매각 금액은 오가지 않았으며 상반기중 매각 금액과 시기가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이라고 말했다.

신국환 산업자원부 장관도 "대우차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끝난 만큼 GM이 조만간 인수와 관련된 의사를 표명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의 엄낙용 총재도 최근 TV인터뷰에서 "GM이 '대우차가 구조조정을 제대로 해 경쟁력 있는 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을지' 지켜봤던 만큼 이달말 또는 내달초에는 판단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이처럼 분위기가 '무르익은' 상태에서 GM도 의사 표명을 마냥 늦추지는 못할 것으로 보이며 3월초 열리는 정기 이사회 등을 통해 입장을 밝힐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GM이 인수의사를 밝힌다 해도 협상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GM은 해외법인 대부분은 인수를 포기하고 대우차 창원·군산공장 등 일부 사업장만 자산인수 방식으로 사겠다는 전략을 세워놓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데다 인수가격도 지난해 6월 입찰가(4조6천억원)보다 턱없이 낮은 수준을 제시할 것이 분명하기때문.

따라서 이 과정에서 삼성자동차의 르노 매각 때처럼 '헐값 매각' 논란이 재연될소지도 많다.

◇'제3의 길' 모색도 신중 검토 =해외매각이 실패하면 법원과 채권단은 대우차의 자구실적이나 영업상황을 봐가며 하반기께 '제3의 길'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대우차 이 회장은 이와 관련 "대우차를 공기업이나 국민기업화할 경우 내년에나 가능한데 공장가동비 등 엄청난 비용을 채권단이 부담하려 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신 장관은 "GM으로의 매각에 실패하면 자체 정상화하거나 다른 업체에 매각하는 등 여러가지 방안을 검토, 최종 결론을 내겠다"고 밝혔다.

따라서 정부·채권단과 대우차는 GM으로의 매각을 1차적으로 추진한 다음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다른 방안을 모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관련 대우차는 상반기까지 채권단의 지원을 받은 뒤 하반기부터 자체 구조조정과 생산·판매 확대로 영업이익을 내며 '제3의 길'이 확정될 때까지 홀로 선다는 계획을 세워놓은 상태다.

◇대우차 경영진 행보도 활발= 대우차 이 회장은 오는 27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제네바모터쇼를 방문, 현지 딜러들(판매대리점)과 만나 수출 확대 방안을 논의할예정이다.

대규모 감원이 끝난 지금 대우차가 살아남느냐의 여부는 앞으로의 생산·판매 및 수출에 달려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현재 국내 판매량은 무보증 할부제 실시 등으로 점차 살아나고 있는 형국이다.

대우차 관계자는 "이 제도가 시행되면서 2월 판매량이 1월에 비해 40% 가량 늘고 시장점유율도 20% 수준을 회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이 회장 등 경영진은 이제 국내 문제보다 해외로 눈을 돌려 수출 확대와 해외법인 정리 등에 역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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