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탄사이트는 '시한폭탄'

입력 2001-02-20 00:00:00

인터넷 폭발물 제조 및 기자재 판매 사이트가 범죄의 온상임이 확인됐다.특히 폭발물제조사이트는 이용자들에 대한 신분확인 따위의 아무런 제한이 없이 호기심 많은 청소년들을 무분별하게 불러들이며 범죄를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최근 인터넷상 17개 폭발물제조사이트중 교육용 목적 홈페이지 1개를 제외한 16개 사이트에 대해선 범죄 이용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정보통신윤리심의위에 폐쇄를 요청했다.

시민운동장 사제폭발물 폭파사건 범인인 고교생 임군은 폭발물제조에 필요한 화약약품을 집 주변 화공약품상과 인터넷 학습기자재판매사이트인 'e 모사이트'를 통해 구입했다. 이 과정에서 구입자에 대한 아무런 확인이나 제한이 없었으며, 판매자는 신용카드 등으로 물건값을 결제만 하면 구입자가 원하는 곳으로 물건을 배달해주는 것으로 드러나 범죄에 악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임군은 폭발자재를 구입후 인터넷에서 국내폭발물제조사이트는 물론 해외사이트에까지 접속하며 자신이 원하는 다양한 제조방법을 익힌 것으로 밝혀졌다. 임군이 폭탄제조법을 익힌 폭탄제조사이트 'cookbook'의 경우 각종 폭탄제조법은 물론 이를 이용, 사람 골탕먹이는 방법 등이 상세히 실려 있었다.

또 임군은 사건현장에 친구 2명이 동행한 것으로 밝혀져 적잖은 청소년들이 폭탄제조에 관심을 가지고 있고 상당수는 폭탄제조에 익숙한 것으로 경찰은 보고 있다. 실제 경찰이 입건한 폭탄물제조사이트 개설자에는 중학생이 있으며 이들 사이트에는 청소년들이 주 접속자다. 임군 역시 중산층 가정에다 중하위권 성적의 평범한 학생이었다.

전문가들은 "폭탄관련사이트를 통한 범죄를 차단하기 위해선 불온사이트를 폐쇄하거나 접속제한 등의 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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