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경찰 투입 배경

입력 2001-02-20 00:00:00

경찰이 19일 대우자동차 농성현장에 공권력을 투입, 조합원들을 강제 해산시킴으로써 이번 사태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었다.

경찰이 농성 3일째 병력을 전격 투입한 것은 사태를 조기에 마무리함으로써 이번 농성이 노동계 전반의 투쟁으로 확산되는 것을 막는 동시에 정부의 구조조정 의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따라서 창원·군산공장 등 대우차의 다른 사업장과 민주노총 등 노동계의 대응이 주요 변수가 되겠지만 사상 최대 규모의 정리해고에 따른 노조의 '총파업'은 급속도로 진정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공권력 조기 투입 배경=경찰력이 이처럼 빨리 투입되리라고는 노사 모두 예측하지 못했던 것.

이무영 경찰청장은 이날 "극렬 폭력사태가 발생하거나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경찰력 투입을 검토하겠다"고 말해 당장 공권력을 사용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고, 노조도 공권력 투입 빌미를 주지 않으려 기물파괴 등을 자제하며 장기전을 준비해왔었다.

따라서 경찰이 '허를 찌르며' 병력을 조기에 투입한 것은 농성 조합원과 경찰의 충돌이 점차 격화되는 양상을 보이는데다 민주노총 등 노동계가 이번 사태를 '정부의 신자유주의 구조조정 정책의 결정판'으로 규정, 본격 개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이를 조기에 차단하려 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에 밀리거나 양보할 경우 정부가 추진중인 부문별 구조조정 계획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노총도 확전 태세=단병호 위원장은 이날 오전 열린 기자회견에서 "파업현장에 경찰력을 투입할 경우 즉각 강력한 대정부 투쟁에 돌입하겠다"고 밝혔다.

또 '정리해고 분쇄 투쟁 지휘부'를 부평공장에 설치, 투쟁을 책임지고 지휘하는 한편 20일 김우중 체포 결사대를 프랑스로 파견하고 대규모 집회를 여는 등 모든 조직역량을 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따라서 민주노총은 이 문제를 복수노조 유보 강행 처리 저지 및 정부·국회 국제노동기구(ILO) 제소, 기간산업 헐값 해외매각 등과 연계, '춘투'(春鬪)의 주요 이슈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어차피 '대우차 공장'을 떠난 문제여서 공장 재가동 등 회사정상화와 매각협상 등 대우차의 행보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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