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정년을 앞두고 설왕설래하는 모습들을 지켜보면서 새삼스레 지나간 학창시절이 생각난다.
그 옛날 국민학교 그러니까 지금의 초등학교 시절부터 고등학교까지 나의 담임을 맡으셨던 많은 선생님들은 하나같이 연세가 많으셨고 그분들의 연륜만큼 인품이나 품위는 충분히 우리들을 감동시켰으며 정신적인 지주로서 존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교과서보다는 연애소설을 더 좋아했고 가곡보다는 문주란의 '동숙의 노래'를 더 좋아했던 나는 분명 모범생은 아니었던 것 같다. 이 나이쯤에서 나 자신을 돌이켜볼때 출세를 한 것도 없고 이루지 못한 일들에 대한 회한은 있지만 나름대로의 삶에 충실하면서 매순간 최선을 다하려 노력했고 수많은 인간관계를 큰 탈없이 가꿔올 수 있었던 그 에너지의 바탕은 지식보다는 지혜였음을 깨닫게 된다. 또한 귀한 지혜를 하나씩 터득할 수 있게 한 분들이 어느 누구보다도 학창시절의 선생님들이셨던 것을.
오늘날 수많은 교육의 현장에서 완벽한 지식을 갖춘 젊은 선생님들도 많지만 정말 가슴을 열고 덕담을 나누면서 삶의 지혜를 얘기할 수 있는 스승과 제자는 얼마나 될까? 따뜻한 가슴으로 남을 위해 헌신하고 봉사할 줄 알고 작은 실수도 부끄러워하면서 자기의 삶과 내면을 제대로 가꾸고 더불어 사는 지혜를 터득할 수 있도록 말이다. 어떤 좋은 이론, 어떤 교육방법이든 좋은 교사를 능가할 수는 없다.유전공학과 의료기술 발달로 인간 수명이 두 배로 연장될지도 모르는 현대의 지식 홍수 속에서도 지혜는 어디서나 통용되는 유일한 화폐이다. 졸업하는 학생들이 학교에서 배운 지식을 지혜롭게 이용하여 자기 삶의 진정한 주역이 되기를 기원해본다.
영희유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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