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체 대구경제의 희망찾기(2)세양기공사

입력 2001-02-14 08:00:00

대구 성서공단에 있는 세양기공사는 '작지만 큰 기업'의 전형이다.

종업원 28명의 조그만 회사가 국내 절삭가공용 마이크로 핸드피스 시장의 50%를 점유하는 것은 물론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 시장에서도 인기다.

7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치과용 전기엔진을 국내에서 처음 개발, 전량 수입에 의존하던 치과 전기 공구 국산화의 길을 텄다.

이 업체의 진가는 수출시장에서 더 잘 드러난다.

총생산의 70%를 수출하는 세양기공사는 중소업체들이 주로 주문자상표부착방식(OEM)으로 수출하는 것과는 달리 '마라톤'이라는 독자브랜드로 내보낸다.

25년을 줄곧 이 상표로 핸드피스 시장을 파고 들었기 때문에 상품 인지도 및 가격·제품 경쟁력 면에서 선진국 제품보다 뛰어나 바이어들의 주문이 줄을 잇는다.

세양기공사의 강점은 핸드피스 시장 세계 제패를 목표로 설립 이후 한우물만 파오면서 철저한 노하우를 쌓았다는 점. 연중 국제박람회 참가를 통해 세계 치과기공용 절삭공구 시장의 흐름을 꿰뚫고 있는 것도 경쟁력 강화의 요인. 1년에 4~5회 국제전시회를 다니며 국제적인 감각을 익힌다. 업체 사정상 참가할 수 없을 때는 참관이라도 한다.

무역·영업 직원은 물론 생산근로자들도 1년에 2명이상은 전시회에 내보낸다. 현장 근로자의 안목이 품질향상에 직결된다는 판단 때문. 종업원 1인당 생산성은 연간 1억원이지만 2년이내에 2배 정도로 높일 계획이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대비 45% 성장했는데 올해는 70% 성장을 계획 중이다.

1년에 2건 이상의 신제품 개발이 이뤄지고 있으며 실제 산업자원부의 자금을 지원받아 개발 중인 제품이 상용화되면 비약적인 성장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남들은 어려워 내핍경영을 하던 IMF 때 공장에 밀링·선반·프레스·드릴 기능을 하는 자동복합기기를 설치하고 공장을 증설했다. 공장에 자동복합기능 설비를 갖춘 이후 공정축소, 정밀도 및 생산성 향상이라는 3중의 효과를 거뒀다.

현재 치과용 이외에 화장·보석가공·정밀기계가공용 등 다양한 핸드피스를 개발하고 있다.

수입품이 지배하던 국내 핸즈피스 시장을 석권할 수 있었던 것은 우수한 제품력 외에 철저한 A/S 덕분. 핸드피스 분당 회전속도는 4만5천~5만 정도이기 때문에 완벽한 A/S는 필수적이다.

ISO 9001, 유럽품질인증규격인 CE마크 등 받을 수 있는 국제규격은 다 받았다.

현재 기존 제품보다 한단계 업그레이드 된 무카본 핸드피스를 준비 중이다.

카본이란 공구에 전류를 전달시켜 주는 장치. 카본이 없으면 열이 나지 않아 장시간 사용이 가능하다.

신정필(52)사장은 "품질향상을 위해서는 매출의 5%를 기술투자에 쏟아붓고 있다"며 "산학협동과 기술연구소 설립 등을 통해 세계 최고의 핸드피스 업체로 거듭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문의 053)582-9000.

최정암 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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