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사랑으로 택수 1년 뒤엔 걸어요

입력 2001-02-14 00:00:00

"여러분과 같이 졸업을 하게 되어 너무 기쁩니다. 선생님과 친구,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의 은혜는 정말 우리 가족 모두 평생 잊지 못할 겁니다"13일 오전 10시30분 대곡중학교 졸업식. 특이하게 근육세포가 죽어가는 근이영양증이란 절망을 딛고 주위의 도움으로 성공적 수술을 받고 졸업식에 참석한 김택수(16)군에게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이어 택수군 어머니 김혜숙(46)씨가 감사의 편지를 읽어 내려가자 졸업식장은 일순 숙연해졌다.

"여러분들의 아낌없는 사랑, 염원이 헛되지 않아 수술을 무사히 마치게 되었습니다. 베풀어 주신 큰 은혜와 사랑은 택수의 건강회복으로 보답드리겠습니다" 김씨의 울먹인 편지 낭독에 학부모들도 눈물을 훔쳤다.

3년간 담임을 맡아 택수군을 도와준 이성희(44.여) 교사는 "우여곡절끝에 주변의 도움으로 성공적으로 수술이 끝나 기쁘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택수군이 근이영양증에 걸린 것은 초등학교 2학년 때. 수술을 받지 않으면 20살을 넘기기 힘들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억대의 수술비를 감당할 수 없어 휠체어를 탄 채 사실상 죽음의 문턱을 향해 가고만 있었다.

그러다 매일신문을 통해 택수군의 딱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모금운동이 들불처럼 번져나가 '2억원'이라는 기적이 일어났고 마침내 택수군은 지난달 17일 서울삼성제일병원에서 미국 의료진으로부터 세포 이식수술을 받았다. 수술이 성공적으로 끝나 1년후에는 혼자 걸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진단을 받은 택수군은 환한 얼굴로 졸업식에 참석했다.

이날 졸업식에서는 초등학교, 중학교 3학년 동안 휠체어를 밀며 택수군 곁을 떠나지 않은 이필기(16)군, 2억원의 성금 마련에 앞장 섰던 한화용(43)씨에게 공로상이 주어졌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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