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마장 파장 정치권으로 확산

입력 2001-02-12 12:05:00

경주 경마장 건설이 사실상 무산되자 파문이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한나라당 경북출신 국회의원 16명은 12일 오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후진적 문화재보호법으로 경주시민과 300만 경북도민의 민의를 저버렸다"며 "현 정권의 영남권에 대한 계산된 차별정책이 아닌지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주장했다.

경북 의원들은 "7년간 노태우.김영삼 두 정권의 대통령 공약사업으로 추진돼 온 경마장 건설사업이 지난 98년 5월 현 정권이 들어선 직후 갑자기 중단된 뒤 명분없이 2년여를 끌다 끝내 무산됐다"면서 "향후 헌법소원과 행정심판, 국회청원, 손해배상청구, 청와대 항의방문, 시민불복종 운동 등 가능한 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사적 지정이 철회될 수 있도록 투쟁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회견은 사적 지정 결정을 내린 문화재위원회와 현 정권에 대한 비난에 대부분의 시간이 할애됐다. 이상배 도지부장은 "현 정권 출범 이전까지는 경주경마장 건설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던 문화재위원들이 지금와서 무슨 영문으로 태도를 돌변, 보존을 결정한 의도가 무엇이냐"고 따졌다.

경주출신 김일윤 의원도 "이제 와서 경마장 사업을 백지화한 것은 현 정권의 정략적인 영남지역 차별의 극치"라고 비난했다. 경북 의원들은 경마장 예정부지의 사적 지정을 철회하고 재심의할 때까지 대정부투쟁에 나선다는 내용의 성명서를 채택했다.

이에 앞서 경북 의원들은 이날 낮 여의도 한 식당에서 별도 모임을 갖고 경마장 건설무산에 대한 대책을 논의했다. 특히 이 자리에는 지난 10일 김중권 민주당 대표의 '대구와 경주 사이에 경마장을 건설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겠다'고 한 발언을 두고 토론을 벌였다.

의원들은 "김 대표의 '대체지 검토' 발언이 경주시민의 허탈과 분노를 모르고 한 발언"이라면서 "경주 외에 대체지는 일고의 가치도 없다"고 주장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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