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자금 흐름이 급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은행으로만 몰리던 자금이 3년여만에 투신사, 상호신용금고 등 제2금융권으로 선회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역 금융기관의 총체적인 자금공급여력 증대 및 기업금융 활성화가 기대되고 있으나 증권투자 등으로 인한 역외유출도 우려된다.
10일 한국은행 대구지점에 따르면 지난 1월말 지역 예금은행 수신은 총 27조9천137억원으로 지난 연말보다 2천330억원 감소했다. 반면 은행 신탁계정 및 투신사, 종금사, 신용금고, 체신예금 등 제2금융권 수신은 총 14조6천96억원으로 5천18억원 증가했다.
이는 외환위기 이후 예금은행 수신은 줄곧 큰 폭으로 늘고 제2금융권 수신은 큰 폭으로 줄어든 것과는 정면으로 배치되는 현상. 외환위기 직후인 98년 예금은행 수신은 1조9천26억원 증가했으나 제2금융권 수신은 7천878억원 감소했으며 99, 2000년에는 증감 폭이 더 벌어졌었다.
외환위기 이전엔 제2금융권 수신 증가폭이 압도적으로 큰 게 추세여서 97년만 해도 예금은행 수신은 8천366억원 늘고 제2금융권 수신은 4조5천972억원 늘어났었다. 〈표 참조〉
전국적으로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 매월 6조원씩 늘던 은행 예금의 지난달 증가액은 4천억원에도 미치지 못했으나 투신권에는 7조4천억원 이상 늘었고 종금사, 증권사 고객예탁금도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 들어 이처럼 은행에서 돈이 빠진 것은 1년 만기 정기예금 금리가 1월 한달동안에만 0.8% 포인트 내외 하락해 6%대로 떨어지는 등 은행 금리가 급격히 낮아진데다 금융 구조조정 등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고 예금보장한도가 상향조정돼 금융권 전체에 대한 신뢰가 높아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외환위기 이후 안전성을 좇아 은행으로만 몰렸던 자금이 올 들어 수익성을 추구하는 쪽으로 선회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전 금융기관에 고루 자금이 유입되면서 자금여력공급이 커져 기업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줄 전망이다. 그러나 일부는 유가증권 투자 등으로 흘러가 지역자금의 역외유출도 적잖을 것으로 우려된다.
이상훈기자 azzz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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