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는날까지 어려운 학생들을 힘껏 돕겠다고 맹세했습니다. 장학금이 몇푼 되지 않습니다만 큰 사랑으로 대물림되기를 바랄 뿐이죠"
다리가 붙어있는 장애인으로 태어나 모진풍상을 겪어온 60대의 할머니가 단칸방에 홀로 살면서 평생 저축한 돈으로 소리소문없이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대구시 서구 비산동 이계순할머니(64). 평생 고기.술.담배를 멀리한채 채소만 먹고 산 이 할머니는 장애 때문에 가족들로부터 받은 상처가 너무 커서 "굶어죽어도 형제간, 조카에게는 신세를 지지 않는다"는 독한 마음을 먹었다.
철들면서 사기그릇장사, 틀일, 떡장사 등 닥치는 대로 일을 하면서 몇푼이라도 남으면 저축을 하여 지난 84년에는 비산동에 자그마한 땅을 마련했다. 이곳에 비행청소년예방시설이나 유아원을 지어달라고 관계기관에 내밀었지만 왠일인지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우여곡절끝에 이 땅을 대구가톨릭사회복지회에 기증함과 동시에 1억원의 장학금도 기탁, 매년 소리소문없이 10명 내외의 청소년들에게 혜택을 주고있다.
"평생 거짓말 한번 안한 깨끗한 돈입니다. 이 돈을 받는 장학생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훨씬 더많은 장학금을 내놓을 수 있는 훌륭한 인물로 자라기를 바랍니다"
기탁장학금과는 별도로 지난 85년부터 불우청소년들에게 개인장학금을 지급해오고 있는 이 할머니는 오는 3월2일 또다시 중고생 13명에게 장학금을 지급한다.
"절망을 희망으로 바꾸려면 '희생의 교대'외에는 방법이 없다"고 믿는 이 할머니는 언젠가 복지관을 짓겠다는 만년의 꿈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최미화기자 magohalmi@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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