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부시 대통령이 등장한 이후 열강들의 세계경영 전략이 서서히 변화하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특히 예민한 지역들인 한반도.중동 등에서 변화가 먼저 나타나고 있다.
AFP통신은 부시 등장 이후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아시아 외교에 치중하기 시작했다고 주목했다. 푸틴은 아시아에 대한 영향력 확대를 통해 전세계에 대한 미국의 주도권에 도전한다는 새로운 외교 독트린을 채택했다.
푸틴은 이달 중에 한국과 베트남을 방문하는데 이어, 4월에는 러시아를 찾아 오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김정일과의 회담은 한국.미국.중국에 영향력을 과시하는 등 외교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는 부시 대통령의 등장에 따라 러시아는 해외에서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기 위해 더욱 공격적인 입장을 취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반도 경우 북한과 활발히 교류하는 한편 한국과의 유대도 강화하려 할 것으로 전망됐다.
미국 부시 행정부는 특히 중동정책에서 클린턴과 많이 다른 정책을 내 보이기 시작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는 '자기네들 끼리' 해결하도록 놔 두고, 이란.이라크 문제에 더 매달릴 수도 있음을 암시한 것이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서는 클린턴식의 '적극 개입' 방식에서 탈피, 신중한 태도를 나타냈다. 8일엔 그 평화협상에 대한 클린턴의 정책을 부인하고 나서기까지 했다(본지 9일자 7면 보도). "미국이 협상의 기초를 제시할 필요는 없으며, 그 문제는 어디까지나 당사자들이 합의할 사항"이라고 못박은 것.
이에 앞서 파월 국무장관은 이와 관련한 미국의 노력을 지칭하는 말로 지난 10여년간 사용돼 온 '평화 추진'(peace process)이라는 용어 조차 폐기했다. 지난 12년간 중동특사로 활약했던 데니스 로스가 부시 취임 후 국무부를 떠났으나, 후임이 임명될지도 불투명하다. 이때문에 미국 언론들은 부시가 중동평화를 최우선 현안으로 보지 않는 것 같다고 주목했다.
극우파 샤론이 총리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에도 미국 관리들은 상황을 두고 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부시는 아라파트에게도 취임 18일이 지난 8일에야 처음 전화를 걸어, 폭력사태 종식을 당부했다.
이달 말 중동을 방문하는 파월은 "중동 문제는 더 광범한 지역적 맥락에서 검토돼야 한다"고 발언, 평화협상이 미국의 제1 외교 목표가 아니며, 이란.이라크 문제가 더 중요성을 지닐 수 있음을 시사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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