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춘추-위대한 일

입력 2001-02-08 14:02:00

독일의 유대인 사상가 마틴 부버가 한번은 퀘이커 교인들의 집회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 집회 중에 한 사람이 침묵을 깨뜨리고 언어와 인종과 종교적 장벽을 초월하여 만남을 갖는 위대한 경험에 대해서 말했다. 그러자 그 이야기를 듣고 있던 부버가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그는 "다른 사람을 만나는 것도 위대한 경험이긴 하지만 가장 위대한 경험은 아니다. 우리가 다른 사람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가장 위대한 일은 그 사람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것을 굳게 다져 주는 일이다. 즉 시간을 들여서, 상대의 가장 깊은 내면에 있는 가장 그 사람다운 것이 무엇인지를 찬찬히 알아보고 인정과 격려를 통해서 그것을 굳게 다져주는 일이다"고 했다.

성경을 보면 예수님께서 그의 제자들과 만나는 장면이 있다. 수제자인 베드로를 만났을 때 베드로는 어촌에서 고기를 잡는 어부였다. 예수님은 고기를 잡는 베드로를 보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사람 낚는 어부가 될 것이다"고. 예수님은 그 사람의 내면 깊숙이 숨어있는 재능을 알아보았다. 그리고 고기만 잡던 어부를 사람들을 진리로 인도하는 사람이 되게 했다. 위대한 일은 그 사람 속에 숨어있는 재능을 찾아내어 그것을 잘 발휘하도록 하는 일인 것 같다. 장애인이었던 헬런 켈러 속에 숨어있던 재능을 찾아내고 그녀가 여러 가지 일을 해 낼 수 있도록 한 것은 그녀의 선생이었던 셸리번의 도움이었다. 셸리번은 장애인으로 평생 비관하며 살아갈 수 있었던 한 여성을 20세기의 위대한 여성으로 만든 것이다. 그런 면에서 셸리번은 위대한 일을 한 것이다.

오늘날 정치는 서로 헐뜯고 욕하기만 한다. 비난하는 것 일색이다. 상대에게 있는 장점과 업적을 인정해주고 격려해 줄줄 모른다. 이제는 이런 것에서 벗어나야 할 것이다. 위대한 일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가까이 함께 생활하는 동료와 친구, 가족과 이웃 사람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그 사람 속에 숨어있는 장점이 잘 드러나도록 인정하고 격려해주자. 이런 사람이 많은 사회가 더욱 건강한 사회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나의 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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