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투자자문 본격화

입력 2001-02-08 14:12:00

"랩어카운트 상품에 관심을 가져보세요"금융감독원은 6일부터 9개 증권사에 랩어카운트 상품 판매를 허용했다. 이에 따라 미래에셋증권 등은 이날부터 상품 판매를 시작했고 대우증권은 7일부터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다른 증권사들도 다음 주부터 판매를 할 예정. 〈표 참조〉

랩어카운트(wrap account.자산종합관리 상품)란 고객이 증권사에 돈을 맡기면 자산관리사가 돈을 주식.채권.예금 등 어떤 곳에 얼마나 투자할 지(포트폴리오 구성)를 조언해주고 일정한 수수료를 받는 상품을 말한다.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보편화한 금융상품이나 국내 투자자에겐 쉽게 와닿지 않는 금융상품인 게 사실.

▨랩어카운트란

고객과의 계약에 의해 증권사의 자산관리사가 고객이 예탁한 재산의 운용에 대한 포트폴리오 구성 및 투자조언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예탁재산을 기준으로 일정률의 수수료를 받도록 하는 제도다.

증권사는 고객의 취향에 따라 주식.채권.수익증권.뮤추얼펀드 등에 자산을 배분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고 주식투자의 경우 투자종목까지 추천해준다. 고객들은 포트폴리오 편입 또는 교체 등을 위한 주식.채권.수익증권.뮤추얼펀드 등의 거래에서 발생하는 수수료를 물지 않는 대신 매분기 또는 연간 단위로 위탁자산의 1~3%를 수수료로 증권사에 내면 된다.

랩어카운트내에서 주식을 거래할 때나 수익증권 또는 뮤추얼펀드 등에 가입할 때 증권사들이 따로 판매수수료를 받지 않는다. 다만 투신운용사들이 운용의 대가로 받는 운용보수는 고객이 부담해야 한다.

자문형 랩어카운트 계약금액은 개인의 경우 5천만원, 법인 및 기타단체의 경우 1억원 이상을 유지해야 한다. 자문형 랩어카운트 상품 취급은 증권사와 합병종금사에 우선 허용됐다.

▨증권사간 경쟁 치열

증권사들은 자문형에 이어 궁극적으로는 일임형 랩어카운트 상품까지 연내 도입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주식위탁 부문에 이은 최대시장이 될 것으로 보고 시장선점 준비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일부 신설사를 제외한 대부분의 증권사가 랩어카운트 판매를 계획하고 있고 주식 및 수익증권.뮤추얼펀드 투자자들 사이에 자문을 통한 투자자산 배분에 대한 관심이 높아 이른 시일내에 정착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

삼성, 대우, 굿모닝증권 등은 이전부터 랩어카운트의 도입에 대비, 개인의 자산규모와 특성에 따라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할 수 있는 자산배분프로그램의 개발을 완료해 초기 시장선점을 노리고 있다.

대우증권 경우 7일부터 전 지점에서 랩어카운트 상품인 '플랜마스터' 판매에 들어갔다. 이 상품은 플랜마스터 공학형과 맞춤형으로 구성된다. 공학형은 고객성향 분석과 2단계에 걸친 자산배분을 통해 9개의 주식펀드와 4개의 채권펀드, MMF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맞춤형은 자산배분 후 리서치센터의 종목추천위원회에서 선정하는 종목과 상품개발팀에서 추천하는 펀드 중에서 투자등급별 최적 종목을 선택하게 된다. 가입기준은 개인 5천만원 이상, 법인 1억원 이상이며 가입기간은 1년이다.

한편 랩어카운트 성공의 관건은 전문적 통합자산관리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도록 주식, 채권, 부동산, 세무 전반에 관한 지식을 갖춘 전문가를 얼마나 양성하느냐 하는 점인데 증권사들은 자산관리사(FP)를 상당수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일부 증권사가 이미 시행해온 거액고객을 위한 투자자문 서비스가 증시 상황에 따라 고객들의 호응도가 크게 달라진 점 등에 비춰볼 때 자문형 랩어카운트가 조기에 정착되기는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