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 국악무대 풍성해진다

입력 2001-02-07 14:01:00

올 해 대구.경북지역 국악무대가 과거 어느 해보다 풍성해질 전망이다. 대구시립국악단이 과거의 정형화된 공연형식에서 탈피, 레퍼토리를 차별화하고 퓨전무대까지 마다하지 않는가하면 대구.경북 각 지역에서 국악단 창단의 분위기도 고조되고 있는 것.

특히 내년부터 지역에서 잇따라 열리는 각종 국제대회와 관련, 우리 전통문화에 대한 홍보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국악무대 활성화에 대한 기대가 더욱 커지고 있다.

지난 해 11월 새 지휘자(박상진 동국대교수)가 임명된 대구시립국악단의 경우, 연주회때마다 새로운 주제를 부여, 주제와 관련된 '소리'를 중심으로 무대를 이끌어갈 계획이다. 시립국악단은 먼저 다음 달 23일 대구문예회관에서 열리는 제89회 정기연주회의 주제를 '달구벌에서 밀라노까지'로 정하고 '국악관현악과 패션쇼'의 색다른 만남을 시도한다.

시립국악단은 또 김덕수 사물놀이패와 소리꾼인 장사익, 김영림, 김성녀씨 등 국내 최고로 꼽히는 연주자들도 초청, 함께 무대에 설 계획.

이어 5월 공연의 주제는 '월드컵 성공을 기원하는 한일 음악회'로 잡고 일본 전통악기 연주자들을 초청해 협연키로 했다. 시립국악단은 이와 함께 6월 호국보훈의 달에는 '화해의 음악, 겨레의 음악'이란 주제로 '반갑습니다' '휘파람' 등 북한 가요를 국악관현악으로 편곡해 연주하고 남한 각 지방의 아리랑과 북한의 아리랑을 한자리에서 비교해보는 순서도 만들 예정이다.

한편 서양음악에 비해 연주단체가 상대적으로 적은 국악계에서 최근 연주단체 설립이 활기를 띠고 있다. 경북지역의 경우 도립국악단외에 김천시가 대구.경북지역 기초자치단체로는 처음으로 오는 10월쯤 시립국악단을 창단하기로 했다. 김천시는 경북도내에서 유일하게 예술고교가 있는 등 인적기반이 풍부해 국악단을 운영키로 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지난 해 말 대구지역 청소년 50명으로 구성된 대구청소년국악관현악단(지휘 배해근)이 창단돼 지난 달 말 연습실을 열고 본격적으로 활동에 들어가는 등 청소년 국악연주단체의 활동도 본격화되고 있다.

대구교사국악회 배해근(심인고 교사)회장은 "우리소리의 아름다움이 지금까지 가려져왔다"며 "전통 음악을 활성화하려는 국악인들의 노력이 커지고 있는 만큼 국악이 한단계 도약하는 한해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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