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미국에서 손님이 방문했다. 쇼핑을 하고 싶다고 졸라서 서문시장으로 데리고 갔다.
가방가게에 들어가 물건을 고르는데 미국 손님이 굉장히 까다롭게 구는 것이었다. 이것저것 다 꺼내보고 가게를 엉망으로 만들어 놓았다. 그래도 성이 안 차는지 잘 못하는 한국말로 "아저씨 다른 것 없어요"라며 창고에 쌓인 물품까지 보여 달라고 요구했다. 30여분 동안이나 이것저것 고르더니 겨우 룩섹 형태의 가방을 하나 골라 들고 나왔다.
그런데 가게에서 나오자마자 다시 마음이 바뀌었는지 주인 아저씨에게 다른 물건으로 바꿔 달라고 하는 것이었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로서도 속이 터질 정도였다. 그런데도 주인 아저씨는 싫은 내색조차 하지 않고 웃으면서 "미국 손님이 꽤 까다롭네요. 원하는 물건이 없으면 어쩌나"하며 오히려 미안해하는 것이었다. 너무 고맙고 미안해서 몇 번이고 "미안하다"고 했는데 그럴 때마다 주인 아저씨는 외국인한테 잘해주면 우리 나라를 다시 찾을 것이라는 것이었다.
정말 아저씨 말대로 미국으로 돌아간 손님은 그 아저씨를 보니 한국사람들은 매우 친절하고 좋다며 다시 오고 싶다고 연락을 해왔다. 얼마 안 있으면 대구에서도 유니버시아드 대회, 월드컵 등 굵직굵직한 국제행사가 열린다. 국제대회를 치르기 위해서는 경기장 시설, 숙박시설 등의 준비도 중요하겠지만 서문시장 가방가게 아저씨처럼 친절도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저씨의 친절한 마음씨, 나라 사랑을 몸소 실천해주신 아저씨께 다시 한번 감사를 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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