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사이트 탐닉 초등생까지 투신자살

입력 2001-02-07 00:00:00

평소 인터넷 자살사이트를 자주 드나들던 초등학생과 중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주고 있다.

6일 오후 9시20분께 전남 목포시 상동 B아파트 뒤편 화단에 H초등학교 6년 정모(13.목포시 상동)군이 떨어져 숨져 있는 것을 이 아파트에 사는 강모(14)군이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숨진 정군은 이날 이 아파트에 사는 친구 손모(13)군을 만나러 왔다가 만나지 못하고 15층에서 투신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군은 유서에 "죽고싶다고 느낀 적이 수없이 많았다. 사후세계도 궁금해지고 죽음이 기대된다. 이젠 삶도 질리고 지쳤다. 이젠 원망스런 이 세상과 영원히 안녕이다"라고 적었다.

친구들에 따르면 정군은 평소 PC방을 즐겨 드나들면서 인터넷 자살사이트에 자주 접속을 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중학생도 친구따라 자살

또 6일 오후 4시께 충북 청주시 흥덕구 석곡동 모 고물상 뒤편 밭에서 청주 모 중학교 3년 이 모(15)군이 숨져 있는 것을 고물상 인부 박 모(63)씨가 발견,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군은 지난 26일 오후 8시 30분께 석곡동 집 방안에 워드프로세서로 작성한 유서 1부와 세뱃돈으로 받은 10만원, 지난해 장학금으로 받은 80만원이 든 통장, 시계 등을 가지런히 놓아둔 채 가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군은 가출전 자신이 접속했던 자살 사이트에 대한 정보를 자신의 컴퓨터에서 완벽하게 삭제한 것으로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군은 유서를 통해 "부모님도 그 누구도 모르게 나의 친구였던 서XX 그가 세상을 떠났다. 그의 후속들도 전부 죽었다는 보고가 얼마전 왔다. 더 이상 지체할 수가 없다. 모든 분들께 죄송하다. 나 하나로 인해 얼마나 큰 일이 벌어질까? 하지만 난 의리를 배신할 수 없다"며 자살 의사와 이유를 밝혔다.

경찰은 또 이군이 남긴 유서에 등장한 '서XX', '주군' 등이 실제 인물일 경우친구를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었거나 촉탁 살해됐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보고 이들이 실제 인물인 지 여부에 대한 조사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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