곳곳 무단 주·정차…골목마다 쓰레기

입력 2001-02-06 15:13:00

대구시민의 질서의식이 낯부끄러운 수준이다. 도심의 고질적 불법 주·정차는 지난 한해 과태료가 170억원에 이를 정도로 엉망이며, 거리마다 쓰레기가 나뒹굴고 공공시설물은 성할 날이 드물다. 다른 도시와 달리 시내버스 정류소는 물론 공공장소에서 줄을 서는 모습은 아예 찾아 볼 수가 없다. 각종 국제대회를 앞둔 대구시민들의 질서의식 확립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불법 주·정차= 9개 아파트단지 4만여명의 주민들이 이용하는 달서구 도원동 도원네거리 인근 상가 밀집지역. 오후만 되면 편도 3차로 가운데 2개 차로는 불법 주·정차 차량이 200m 이상 점령한다. 차량 U턴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상인동 방면에서 아파트 단지로 들어가는 우회전도 진땀을 뺀다. 달서구청이 4명의 인력을 고정 투입해 단속을 벌이고 있지만 '집단적 불법 주·정차'에는 속수무책이다.지난해 대구에서 적발된 불법 주·정차는 41만5천246건, 과태료만 170여억원에 이르고 있다. 대구 등록 차량이 69만대이니 0·6대당 한번은 위반을 한 셈이다.

∇쓰레기= 중구 대구백화점 앞 동성로 쉼터. 지난해 12월 2억여원을 들여 설치한 이곳의 분수대, 벤치 주변에는 담배꽁초 등 각종 쓰레기가 항상 어지럽다. 하루 평균 나오는 쓰레기만 100ℓ. 이곳 담당인 2명의 공공근로자는 돌아서면 쌓이는 쓰레기로 골치를 앓고 있다. 대구지역 8개 구·군청은 지난해 쓰레기 불법 투기 1만528건을 적발, 10억5천여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공공시설물 파손= 중구청이 지난해 5월 동성로에 설치한 개당 10만원 상당의 화분 200개 가운데 한달 평균 1~2개 정도가 부서지고 있다. 달서구 본리공원 내 구민운동장 화장실 소변기와 휴지걸이대의 잦은 파손을 비롯 달서구청의 경우 137개 공원 시설물 보수비만 연간 1천만원 정도 들고 있다.

∇줄서기 실종= 5일 오후 7시 중구 한일극장 인근 버스정류장. 1차선에서 3차선으로 갑자기 차선을 변경한 버스들이 2중, 3중으로 어지럽게 정차하자 승객들이 우루루 몰려가 서로 밀치며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다. 역 터미널 공연장을 비롯한 각종 매표소는 물론 패스트푸드점에 이르기까지 질서의 기본인 줄서기는 실종상태다. 대전 서울의 시내버스정류소에선 2명만 모여도 줄을 서는 것과는 대조적이다.∇경찰 단속= 대구지방경찰청은 지난해 무단횡단 6만9천745건, 오물투기 6만8천147건, 금연 장소 위반 1만2천216건, 음주소란 6천753건 등 기초질서위반 30만5천474건을 적발, 즉심회부와 지도 등의 조치를 취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으로 기초질서를 확립 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자발적으로 질서를 지키려는 시민의식이 바뀌지 않는 한 선진국은 요원하다"고 말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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