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 무너진 증시 유동성잔치 끝났다

입력 2001-02-06 15:22:00

"급락한 주식시장, 앞으로 어떻게 움직일까"5일 주식시장이 폭락세를 나타냄에 따라 향후 증시의 향방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증시 주변에서는 연초 랠리가 종료된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중·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이 침체국면에 빠질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까지 표출되고 있다.

▲호재가 없는 증시=이번 달에는 주가를 끌어올릴 재료가 없는 상황에서 부정적 요소만 부각되고 있다는 게 증시분석가들의 견해다. 지난달말 미국의 금리인하 호재가 이미 시장에 반영됐으며 국내 유동성도 아직은 주식시장으로 들어오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다가 8일 금융통화위원회의 콜금리 인하도 증시의 큰 호재가 될 수 없다는 지적. 반면에 미국의 빠른 경기하강은 금리인하나 감세 등 금융.재정정책으로는 막을 수 없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국내 경기도 정부 예상과 달리 빨라야 하반기에나 저점을 확인할 수 있고 그 이후에도 V자가 아닌 L자형을 그릴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저점을 찍더라도 회복시기는 불투명하다는 얘기다.

▲비관론이 힘을 얻는 시장분위기=김경신 리젠트증권 이사는 "올들어 한달간 증권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외국인 순매수 규모는 3조1천억원으로 작년 한해동안 11조5천억원의 4분의 1에 이른다"며 "앞으로 외국인들의 매수 강도와 속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고 했다. 키움닷컴증권 안동원 이사도 "외국인 매수세가 최근 들어 현저히 둔화되면서 유동성 장세로 인한 연초랠리는 끝난 것으로 봐야 한다"며 "경제의 기초체력에 대한 근본적 개선이 없다면 추가상승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교보증권도 최근 증시분석자료를 통해 올들어 유동성 장세를 이끌어왔던 엔캐리트레이드가 사라지고 있다며 유동성 장세가 끝났다고 선언했다. 미국의 경기침체에 따라 일본계 자금이 본국으로 되돌아오면서 엔화가 강세로 돌아섰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추락 가능성은 희박=대부분 증시전문가들은 종합주가지수 경우 조정국면을 밟아 550선까지 내려갈 수 있으나 그 이하로 추락하는 장기적 침체 가능성에 대해서는 부정적 입장을 내놓고 있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콜 금리 인하를 계기로 저금리 기조가 강해지면 주식을 비롯한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지는데다 현재로서는 외국인 자금이 급속도로 빠져나갈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점을 그 이유로 꼽고 있다.

황창중 LG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외국인들이 매도로 완전히 돌아선 게 아니라 매수에 있어서 관망적 자세를 취하고 있을 뿐"이라며 "미국시장이 흔들리면 새로운 투자처를 찾지 못한 외국인자금이 한국을 비롯한 신흥시장에 들어올 것"이라고 했다. 조재훈 대우증권 투자정보팀장도 "국내 콜금리 인하로 인해 자금시장의 선순환이 촉진되면 주가는 1∼2주정도 조정기간을 거쳐 회복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지수관련 대형주보다 저평가된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대현기자 sky@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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