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과 가래

입력 2001-02-06 14:28:00

가래를 호소하는 사람들 가운데는 담배를 피우는 사람이 많다. 장기적인 기침과 가래의 가장 큰 원인은 담배이다. 담배를 끊기만 해도 오랫동안 끌어 온 기침과 가래가 뚝 그치는 경우가 적잖다.

담배를 지속적으로 피우면 연기가 기관지를 자극해 염증을 일으켜 기침·가래를 만든다. 기관지 벽이 두꺼워져 기도가 좁아짐으로써 호흡기능도 약화된다.

담배가 섭씨 800도로 연소될 때 연기는 작은 입자가 돼 기관지나 폐로 들어간다. 그 중 크기가 10㎛ 이상의 것은 가래에 붙잡혀 밖으로 나오나, 1㎛ 전후의 것은 60% 이상이 폐 속에 들어가 배출되지 않는다.

담배 연기 속의 '타르'라는 물질은 섬모 상피세포에 손상을 입혀 이물질을 밖으로 배출하는 호흡기계의 자정작용을 약화시킨다. 담배를 오래 피운 사람은 가래를 내뱉는 능력이 약해져 폐 깊숙한 곳에 항상 가래가 남아 있다. 그르렁거리는 소리는 그래서 나는 것이다. 끽연자들이 감기·기관지염에 잘 걸리는 것도 같은 이치 때문이다.

담배 속의 독성물질이 폐에 작용하면 폐포 벽의 신축성을 저하시켜 만성폐쇄성 폐질환을 유발한다. 오랫동안 담배를 계속 피우면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는 '폐기종'에 걸릴 수도 있다. 더우기 폐암의 원인 중 90%는 흡연이다.

담배를 끊을 때 나타나는 몇가지 금단증상 중 하나는 갑자기 가래와 기침이 많아지는 것이다. 하지만 이것은 기관지 기능이 회복되고 있다는 증거이다. 담배 연기로 손상됐던 기관지 점막 섬모가 되살아나 다시 유해물질을 체외로 잘 배출하기 시작했다는 표징인 것이다. 그 시기가 지나고 나면 가래 배출량이 뚝 떨어져 정상적인 호흡을 할 수 있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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