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서 전.의경 관리 문제대구.안동서 잇단 자살의혹

입력 2001-02-06 12:15:00

일선 경찰서에 배치된 신참 전·의경들이 잇따라 목을 매 숨지거나 투신의혹이 이는 사고가 발생하고 있으나 경찰이 쉬쉬하거나 뒤늦게 조사에 나서 축소·은폐 의혹과 함께 전·의경 관리에 허점을 드러내고 있다.

안동경찰서는 지난 2일밤 8시20분쯤 기동타격대 소속 송충민(21) 이경이 좌측 머리가 함몰돼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것을 동료들이 발견, 병원으로 옮겼으나 의식불능 상태인 사고를 지금껏 숨겨오다 말썽이 일자 뒤늦게 상부에 보고하는 등 축소·은폐 의혹이 일고있다.

경찰 보고서는『사고 당시 송 이경이 구두를 닦고 있었으며 구타나 가혹행위 등 특별한 이유가 없고 상처부위로 판단해 볼 때 계단에서 굴러 다친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동료들 사이에는『이날 송 이경은 아무일도 하지 않았다. 화장실에 간다고 나간 후 돌아오지 않아 찾아보니 1층 계단 끝에 피를 흘리며 있었다』고 말해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또 일부 경찰 관계자는『송 이경이 평소 '기러기 형제'(신병 전·의경을 관리하기 위해 맺어 놓은 제도)들의 심한 관리·감독으로 스트레스를 받아 온 것으로 안다』고 밝혀 가혹행위나 심한 정신적 충격에 따른 자살 가능성을 제기했다.

송 이경 가족들도『양쪽 발바닥과 오른쪽 허벅지 안쪽에 심한 멍이 든것으로 볼 때 계단에서 굴러 일어난 사고가 아니다』며『두차례나 탈영을 시도하기도 해 내무반 생활에 적응치 못했던 다른 요인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같은날 오전 9시쯤 대구 동부경찰서 방범순찰대 건물 2층 화장실에서 방순대소속 김모(23) 이경이 군화 끈으로 목을 매 신음중인 것을 동료들이 발견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중태다.

이에앞서 지난달 29일 낮 12시10분쯤엔 대구시 수성구 만촌동 한 아파트 신축공사장에서 대구중부서 방범순찰대 소속 함모(21) 일경이 목을 매 자살하는 등 경찰의 전.의경 관리에 허점이 드러나고 있다.

영양.엄재진기자 2000jin@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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