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빈 외교장관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7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부시행정부 출범 후 첫 양국 외무장관 회담을 열고 대북정책에 대한 본격 조율에 나설 계획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리처드 아미티지 국무부 부장관 내정자의 '햇볕정책' 관련 발언에서 보듯 한미간 대북정책을 둘러싼 '시각차'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양국 외교 사령탑간 첫 만남이기 때문이다.
정부는 이번 회담을 통해 클린턴 정부 시절 추진해 왔던 대북 포용정책의 과정과 성과를 설명하고 그간의 대북정책 기조를 유지할 필요성을 강조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남북정상회담 이후 진행되어온 북한의 변화상과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방중으로 예견되는 북한의 개혁·개방 가능성과 방향 등을 종합 분석하며, 대북정책의 연속성을 위한 한미간 공조체제를 확인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고위당국자는 "미국의 신행정부가 대북정책을 '리뷰(rieview)'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그동안의 대북정책 전반에 대해 설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회담을 통해 부시 행정부하에서의 양국간 대북정책의 구체적인 방향이 결정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파월 장관만 공식 임명된 채 한반도 정책을 담당할 주요 인사들의 '라인 업'이 확정되지 않은 상황임을 감안, 정부는 일단 양국간 구체적인 합의보다 대북정책 추진 방향에 대한 인식의 공감대를 넓혀가는데 이번 외무회담의 의미를 찾고 있다.이와함께 최소한 대북 포용정책의 기조를 유지한다는 양국 외무장관의 공동 인식을 확인함으로써, 부시 행정부 출범에 따른 한미간 이견 가능성에 대한 국내 일각의 우려를 해소한다는 목표도 갖고 있다.
이정빈 장관은 이를 위해 파월 국무장관 외에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물론 아미티지 부장관 내정자, 제임스 켈리 동·아태담당 차관보 내정자 등 다양한 인사들을 공식·비공식 접촉한다는 계획이다.
이 장관의 방미에 대북정책조정그룹(TCOG) 우리측 대표인 외교부 임성준 차관보를 비롯해 우리측의 '대미외교 라인'이 모두 동행하는 것도 부시 신행정부 인사들과의 폭넓은 접촉과 공감대 확산 차원이라는 분석이다.
양국은 이번 회담과 연쇄접촉을 통해 그동안 공화당이 강조해온 '엄격한 상호주의'의 전개방향과 의미, 대북 포용정책의 속도조절 문제 등에 대한 상호 의중을 살피는 탐색전을 펼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국은 이번 회담을 통해 내달중 열릴 것으로 보이는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간의 정상회담 일정을 확정한다는 목표로 협의를 벌일 예정이어서, 우리측의 희망대로 내달 초 개최에 대한 합의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우리측은 가능한 한 조속한 시일내에 회담을 개최한다는 방침아래, 3월 5·6일께 개최를 희망하고 있으나, 이달 중 예정됐던 모리 요시로 일본 총리의 방미가 내달로 넘어가면서 변수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어느 별정우체국에 무엇인가를 놓고 온 것 같다
어느 삭막한 간이역에 누군가를 버리고 온 것 같다
그래서 나는 문득 일어나 기차를 타고 가서는
눈이 펑펑 쏟아지는 좁은 골목을 서성이고
쓰레기들이 지저분하게 널린 저잣거리도 기웃댄다
놓고 온 것을 찾겠다고
아니, 이 세상에 오기 전 저 세상 끝에
무엇인가를 나는 놓고 왔는지도 모른다
쓸쓸한 나룻가에 누군가를 버리고 왔는지도 모른다
저 세상에 가서도 다시 이 세상에
버리고 간 것을 찾겠다고 헤매고 다닐런지도 모른다
-신경림 '떠도는 자의 노래'
인생은 나그네 길로 시작하는 '하숙생'이라는 노래가 유행한 적이 있다. 또 문학을 목적지 없는 긴 여로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자기가 살아온 이력에 대해서는 누구나 그리움과 회오를 갖기 마련이다. 인생이 황혼기에 다다른 사람일수록 이런 마음은 더 커진다. 본래의 '나'를 찾고 싶은 이 간절함.
김용락〈시인〉
◈◈시인 김용락 약력
△1959년 경북 의성 출생 △계명대 영문과, 동대학원 국문과(문학박사) △1984년 창작과 비평사 '마침내 시인이여'로 등단 △'분단시대' 동인, 민족문학작가회의 감사, 계간 '사람의 문학'주간 △시집 '푸른 별'(1987) '기차소리를 듣고 싶다'(1996) '시간의 흰 길'(2000) △평론집 '민족문학논쟁사 연구' '지역, 현실, 인간 그리고 문학' '예술과 자유'
◈◈매일신문은 오늘부터 시란 '시와함께하는 오후'을 신설, 매주 월, 목요일 2회씩 싣습니다. 시의 향기를 통해 메말라가는 우리네 삶에 윤기와 여유를 되찾고자 합니다. 시인 김용락씨가 독자 여러분들의 가슴에 아름다운 시를 배달해드릴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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