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에 성행하고 있는 어린이 전용 채팅방이 무분별한 성인들의 저질 대화와 음란성 접근으로 크게 오염, 그대로 방치하기에는 위험수준이다.
더욱이 일부 어린이 사이에는 성인들의 무차별적 음란성 접근에 물들어, 성인들의 빗나간 교제를 모방한 인터넷상의 만남을 또래 뿐 아니라 어른들에까지 시도하는 풍조가 생겨나는 등 어린이 채팅방의 오염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번지고 있다.
2일 낮 12시 인터넷 ㄱ채팅서비스 초등학생 대화방. 11~13살 어린이 6~7명이 연예인 얘기를 주제로 즐기는 채팅속에 성인으로 보이는 남자 3명이 끼어들었다. 이들은 다짜고짜 원조교제를 제안했다. '섹스할 여자 연락 바람, 나와 컴섹할 여자 구함' 등의 글을 띄운 뒤 입에 담지 못할 음란한 얘기를 늘어 놓았다. 한참동안 지저분한 얘기를 띄우던 성인들은 어린이들이 대꾸를 않자 흥미를 잃은 듯 대화방을 떠났다.
비슷한 시각 ㅊ채팅서비스 초등학생 대화방. '조직'이라는 대화명을 사용하는 사람이 채팅중인 학생에게 '관계'를 요구했다.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 무슨 관계냐고 반문하는 학생에게 조직은 '같이 자는 것' 등의 설명을 했고 학생은 민망한 듯 황급히 접속을 중단해 버렸다.
현재 인터넷 검색사이트에 '채팅'이라는 단어를 입력만 하면 뜨는 채팅 서비스만 100여개. 이들 대부분이 '초등학생 대화방' 또는 '10대 대화방' 이란 이름으로 채팅방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채팅방은 성인들의 출입을 제한하지 않아 상당수가 이미 음란 장소로 물든 지 오래다.
특히 초등학생과 함께 중.고교 학생들의 이용이 많은 10대 대화방의 경우 초등학생이 발을 붙일 수 없을 정도로 음란내용이 심각한 실정이다. ㄱ채팅서비스 10대 대화방에는 '프리섹스 할 여자 초대'를 성행위를 낯뜨겁게 묘사한 문구가 대화방을 가득 채우고 있다.
상당수 업체는 어린이들이 초등학생 대화방, 10대 대화방에서 성인이나 또래를 만난 뒤 1대1 대화방으로 옮겨 은밀한 얘기를 나누도록 부추기고 있고, 상대를 보며 채팅을 즐기는 화상 대화방에서는 신체의 일부까지 드러내는 저질 장면이 연출될 정도다.
이에 따라 일부 어린이 사이에는 호기심을 갖고 부모 몰래 밤 늦도록 채팅에 몰두하는가 하면 PC방에 몰려다니는 사례도 늘고 있어 빗나간 유혹에 빠질 우려를 낳고 있다.
실제 인터넷 펜팔 서비스에 초·중학생이 '남자 친구 구함' '돈 많은 아찌 좋아' 따위의 글을 PC방 등에서 올리는 사례가 적지않은 실정이다.
이모(40.북구 관음동)씨는 "초등학교 5학년인 딸이 채팅을 통해 같은 또래 남학생과 밤늦게 만날 약속을 한 사실을 알고 깜짝 놀랐다"며 "딸로부터 초등학생들 사이에 인터넷 채팅방에 사진까지 올려 놓고 상대방을 골라 직접 만나는 일이 많다고 들었다" 고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음란성 접근에 어린이 채팅방이 무방비인 것을 막기위해 철저한 신분확인 절차를 도입해 성인들의 무분별한 접속을 막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경달기자 saran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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