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없는 20대' 가요계 돌풍

입력 2001-02-01 12:38:00

왁스(wax·본명 조혜리·24)는 '통통 튀는' 20대 여성이다. 신인들이 가요인기순위에 명함을 내밀기가 '하늘에 별따기만큼이나' 힘든 요즘 국내 대중가요계에서 신인으로서는 유일하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여성 록커 왁스.

앨범 재킷에 조차 얼굴을 노출하지 않은 그녀를 두고 '얼굴없는 가수'라며 신비감을 띄우기도 하지만 그녀는 의외로 나긋나긋한 목소리의 친근감가는 '젊은이'였다."얼굴을 처음부터 안보이려는 의도는 없었어요. 뮤직비디오부터 먼저 내보내고 차근차근히 TV에 나오려고 했는데 기회를 놓쳐버렸어요. 신비주의니 얼굴안보이기 전략이니, 그런 말도 많지만 실제로 그런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어요"

왁스는 다음주쯤 TV에도 출연할거라고 했다. 본격적인 공개활동을 한다는 계획."지난 11월에 1집이 나왔어요. 꽤 많이 팔린대요. 1∼2만장씩 주문이 한꺼번에 들어오기도 한대요"

왁스의 인기는 대단하다. SES, god, 포지션 등 쟁쟁한 가수들이 대결하는 요즘 가요계에서 이들과 어깨를 겨루며 하루 수천장씩의 앨범 판매고를 올리고 있다. 특히 '엄마의 일기' '오빠' 등 2곡은 젊은 음악팬들 사이에 최고의 화제작으로 떠오르면서 일부 기업체에서는 '엄마의 일기'를 제품판매에 이용하는 등 '엄마 마케팅'에 나서기도 했다.

"고교 졸업후 본격적으로 음악활동을 시작했어요. 홍대앞이나 강남쪽에서 주로 노래를 했지요. 예전엔 밴드에서 주로 활동을 했어요"왜 이름이 하필 왁스냐고 묻자, 어감이 좋아서 선택했다고 말했다. 모던록을 추구하는 자신의 음악색깔과도 맞고 '광을 내다' '레코딩하다' 따위의 뜻이 있어 의미도 적합하다는 것.

"얼굴을 알리지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제 노래가 인기있는 것을 보면 나름대로 음악팬들의 마음에 가닿았다고 봐요. 팬레터나 메일을 받아보면 입에서 입을 통해 제 음반에 대한 소문이 퍼져나갔대요. '엄마의 일기'나 '오빠'외에도 음반 수록곡들이 모두 좋다는 얘길 들으면 참 기분이 좋아요"

인기스타가 됐지만 얼굴을 알리지 않은 탓에 아직 그녀를 알아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했다. 백화점 아이쇼핑이 취미지만 아직 자신을 '왁스'로 알아보고 쫓아오는 사람은 단 한명도 없었다는 것."가을쯤 2집을 내놓을 거예요. 목소리 또는 악기 하나만 이용, 감정을 담아내는 음악을 만들어볼까해요. 하드코어나 랩 등 강한 음악도 넣어볼까 생각중이고요"

개인연습실까지 마련해 연습을 한다는 왁스는 다음 달 17일 서울공연을 시작으로 지방투어콘서트도 계획하고 있다고 전했다.

최경철기자 koal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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