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통정책 실종

입력 2001-02-01 08:00:00

대구시의 교통정책이 겉돌고 있다. 지난해 시내버스 요금 인상을 전제로 시민들에게 약속한 서비스 개선은 헛구호에 그치고 있고, 처음 도입한 마을버스도 실패작으로 끝나고 있다. 이와 함께 시내버스 교통카드제는 이용률이 극히 저조한 실정이다.

△ 서비스 개선=대구시는 지난해 5월 버스요금을 20% 인상하면서 서비스 개선을 약속하고 서비스개선위원회, 서비스개선 실천다짐대회를 잇따라 열었지만 난폭운전, 신호위반, 불친절은 오히려 증가했다.

대구시에 따르면 교통불편신고는 요금인상 이전인 99년의 경우 월 평균 160여건이었으나 지난해 하반기에는 월 평균 200여건으로 크게 늘었다. 작년 1~9월의 경우 정류장 질서문란 및 결행은 604건, 87건으로 전년 대비 2.5~3배까지 급증했고, 불친절(297건), 운행시간 미준수(287), 승차거부(96) 등 갖가지 시민불편이 끊이지 않았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서비스 개선 발표는 버스요금 인상을 위해 내세운 '생색내기'에 불과했다는 비난과 함께 대시민 약속이 지켜지지 않은 만큼 버스요금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을버스=지하철 및 시내버스 연계교통수단으로 지난해 5월 도입한 마을버스는 사실상 실패작이다. 대당 하루 평균 운송수익금은 시행초기의 10만원에서 지난해 10월 4만7천여원, 올 1월 1만8천230원으로 급감했다. 올 1월 안심노선은 4천260원이었다.

현재 이같은 운송수익금은 하루 원가 23만원의 10%에도 못미치는 것이다.

이 때문에 운행대수의 경우 시행초기 32대에서 27대로 줄었으며, 휴일에는 16대로 절반만 뛰고 있고 배차간격도 평일 최고 30분, 휴일 75분 등으로 시행초기보다는 두배, 시내버스보다는 최고 10배정도 길어져 이용률을 떨어뜨리고 있다.

업체들은 적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 3년간 한시적으로 받은 면허를 반납할 움직임이다. 업체들은 "서울, 부산보다 나은 도로여건, 연계교통수단 미비를 들어 대구의 마을버스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무시하고 시가 무리하게 추진한 결과다"고 말했다.

△교통카드=시행 4개월째를 맞았지만 아직까지 이용승객의 절반을 차지하는 학생용카드가 없고 이용률도 극히 저조하다. 시에 따르면 발행카드 25만장의 절반도 못 미치는 10만장밖에 팔리지 않았으며 카드이용률도 하루 9만회로 전체의 10%에도 못미치고 있다. 이는 버스 대당 하루 50여명의 승객만이 교통카드를 이용하는 형편이다.

더구나 요금처리 시비 등 시민불편이 끊이지 않고 홍보부족으로 아직 교통카드 이용방법은 물론, 구입처조차 모르는 시민이 많다. 또 3월 신학기에 맞춰 발매예정인 학생용카드는 시스템 개발이 난관에 부딪혀 있다.

이종규기자 jongku@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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