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가신 줄 알고 제사까지 줄곧 지내왔는데…"지난달 31일 6·25 전쟁때 헤어진 남편 리기탁(75)씨가 남한의 가족들을 찾는다는 이야기를 듣는 순간 조금래(72·서구 내당4동·사진)씨는 어안이 벙벙해졌다.
전쟁이 끝난 뒤 남편의 전사통지서를 받은 데다 서울 국립묘지 위령탑에 이름까지 새겨져 있어 살아있으리라고는 꿈에도 생각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쟁 당시 경북 성주군에 살았던 조 할머니 내외는 남편이 국군 방위대로 입대, 서울로 떠난 이후로 소식이 끊겼다고. 당시 조할머니는 아이를 뱃속에 가진 상태였지만 남편은 이 사실도 모른 채 당시 18살의 나이로 전쟁터로 나가 아들은 유복자가 될 수밖에 없었다.
아들 태석(52·경북 성주군 초전면)씨는 "사진 한장 없어 아버님의 얼굴을 알 수는 없지만 아버지와 닮았다는 말을 많이 듣고 자랐다"며 "유복자의 서러움을 겪어왔는데 이렇게 아버지가 살아 돌아오니 실감이 나질 않는다"고 기뻐했다.
현재 남한에 살고 있는 리기탁씨의 형제는 기석(68·서울), 기형(64·경북 성주), 기창(51·구미)씨 3형제로 모두 생존해 있다.
조할머니는 보훈청에서 전사통지서와 함께 보내준 사망일(음력 11월10일)을 기일로 잡아 매년 제사를 지내왔다.
조할머니는 "제사때마다 눈물로 지샌 적이 수없이 많았는데 올해부터는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다. 50여년 가까운 세월동안 떨어져 있었지만 한눈에 알아볼 수 있다"며 재회의 날을 고대했다.
최병고기자 cbg@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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