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안기부자금 총선지원'에 대해 국가예산이라고 못박고 핵심 관련자들을 법원에 기소까지 했으나 '자금실체'에 대한 의혹은 갈수록 증폭되고 있다.
도대체 지금이 5년전의 사건에 매달려 우리의 정치권이 허송세월 할때인지 정말 답답한 노릇이다. 국정이 산적한 이 마당에 국민들은 이 문제로 싸우는 걸 보고 이제 피곤하다 못해 진저리를 치고 있는 걸 여.야 정치권은 알고나 있는지 한심하다.일이 이렇게 복잡하게 얽히고 설키게 된 건 우선 검찰수사가 미진한데 따른 후유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우리는 검찰이 이 사건을 그야말로 곧이곧대로 수사하려는 정도(正道)를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란 지적을 한 적이 있다. 이 사건을 밝히자면 '김기섭-강삼재'선에서 머무를 게 아니라 그 당시 국정의 최고책임자인 YS를 직접 조사하지 않고는 그 실체규명이 어렵다는 게 관계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이 논리는 누가 봐도 이론을 제기할 수 없는 명쾌한 해법이다.
2천억원이란 거액이 국가기밀부서인 안기부예산에서 선거자금으로 빠져나갔는데 그걸 당시 대통령에게 알리지도 않고 안기부운영차장과 신한국당 사무총장이란 실무자들 차원에서 떡주무르듯 했다하면 그건 가히 '무정부상태'나 다름없다는 얘기밖에 달리 설명할 수가 없다. 이게 도대체 국가라는 조직체에서 있을 수 있느냐는 게 세간의 의혹이다. 이 원천적인 의문을 푸는 게 이번 검찰수사의 핵심인데 검찰은 이 부분만은 이상하게 건드릴 생각조차 없는 상황에서 핵심관련자들만 전격기소해 버렸다. 이러니 강삼재 의원은 '말못할 비밀이 있다''그걸 밝히자면 YS를 물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럴순 없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그 파문은 의외로 커지고 있다. 거기다 그 얘길 들었다는 김영일 의원은 추측이란 단서아래 YS대선잔금이란 발언도 나왔고 YS도 설전에 모 월간지 인터뷰에서 '92년 대선을 치르고 남은 돈도 충분한데 구태여 안기부자금을 받을 이유가 없다'고 했다. 그래놓고 3인은 모두 그걸 또 부인해버렸다. 이러니 검찰수사 결론은 더욱 의문스럽고 과연 국가예산이 맞는지 그야말로 헷갈리게 만들고 있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검찰은 이런 여러가지 의혹을 풀어야한다는 차원에서도 수사논리에만 입각, YS든 누구든 조사하는 게 시끄러운 정국을 잠재우는 지름길임을 지적하고자 한다. 또 정치권도 말만 자꾸 이랬다 저랬다 할게 아니라 YS든 강삼재 의원이든 검찰에 떳떳이 나가 모든 걸 밝히는 게 공인의 도리이자 처신임을 명심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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