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 총재가 30일 자민련의 정치적 실체를 공식 인정함으로써 의원 이적사태 이후 갈등을 겪어온 양당사이에 해빙기류가 흐르고 있다.
이 총재는 이날 천안 중앙연수원에서 열린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찬회에서 "지난총선에서 17석을 차지한 자민련의 정당으로서의 실체를 결코 부인하지 않는다"며 원내교섭단체로서의 법적 실체 뿐만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인정했다.
이에대해 자민련 변웅전 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상생의 정치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이 총재 발언은 시의적절했다"고 환영했으며 이양희 총무도"한나라당과 나라의 장래와 국익을 위해 모든 문제를 허심탄회하게 논의하겠다"고 반색했다.
김종필 명예총재는 이날 당사에서 보고를 받고 특별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지만 한 측근은 "지난 9일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이 총재가 자민련을 짓밟지 않고 소수도 존중하면 우리도 존중하겠다'고 밝힌 JP의 입장에 큰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양당은 그간의 갈등과 반목을 접고 내달 5일부터 본격화될 임시국회는 물론 향후 정국운영 과정에서 협력과 상생의 계기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된다.그러나 양당의 관계개선은 아직 시기상조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이 총재가 자민련 실체 인정의 조건으로 의원이적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를 요구하고 있고, 자민련도 이 총재 결단의 배경에 대한 의구심이 아직 완전 해소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안기부의 구여권 총선자금 유입 수사와 의원 이적사태, 'DJP 공조' 등 쟁점현안에 대한 시국관에 워낙 거리가 있어 접점을 찾기란 여간 어려운게 아니다.
특히 자민련은 이 총재가 "지난날 검찰총장 탄핵안 표결 등에 있어서 우리와 뜻을 같이한 자민련 의원들에 대해 존경심을 잊지 않고 있다"고 말한 대목에 신경을 쓰고 있다.
물론 양당간에 협력을 강조하기 위한 원론적인 표현일 수 있지만, 보안법 개정안 처리와 관련한 국회에서의 표결 및 향후 정계개편을 염두에둔 계산된 발언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편 자민련은 30일 새로 입각한 한완상 교육부총리에 대해 "국민들이 진보적 성향을 주목하고 있다"며 나름의 우려를 표시하고 나서 눈길을 끌고 있다.
김종호 총재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한명숙 여성부장관의 신임인사를 받는 자리에서 느닷없이 "한완상 부총리는 지난번 통일부장관 재직 때 그렇게 높은 평점을 받지 않은 것으로 기억된다"면서 "국민들이 한 부총리의 진보성향을 지켜보고 있음을 명심, 심기일전해 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김종필 명예총재도 한 장관을 맞아 "그간 부군이 고생을 많이 했다고 들었는데 국가발전의 한 과정이라고 생각하고 나름대로 기여했다고 생각하라"고 진보 쪽에 섰던 한 장관 부부의 과거행적을 위무했다.
이를 두고 당내에서는 자민련이 그동안 반대해온 국가보안법 개정문제와 관련, 민주당과의 조율을 앞두고 "공조는 하지만 자민련의 정체성을 지킬 것"이라는 전의를 다지려는 발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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