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불법매립으로 병목현상,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범람예고

입력 2001-01-31 00:00:00

대구시내를 빠져나가는 달서천이 금호강과 만나 금호대교 하류쪽으로 1Km를 내려가면 강폭이 350m에서 200m로 급격하게 줄어든다. 좁아진 강폭은 1km가량 이어지다가 다시 350m로 되돌아간다. 이렇게 강폭이 병목현상을 나타내고 있는 곳은 달성군 다사읍 방천리 금호강의 커브지점. 국가하천부지인 금호강변이 불법매립장으로 둔갑하면서 생겨난 현상이다. 이같은 병목현상으로 폭우시 강물에 제대로 빠지지 않아 상류의 달서천 역류와 그로 인한 주변 침수 피해 우려를 낳고 있다.

△ 원인= 3∼4년전부터 대구시내 건설공사장에서 나온 흙·돌과 각종 폐기물이 버려지기 시작해 지난해 4월 일대 국가하천부지 15만㎡를 임차한 한 업자가 길이 800m, 높이 2m의 제방을 쌓으면서 불법매립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졌다.

이 업자(현재 불구속 기소 상태)는 관리권을 가진 부산국토관리청의 하천점용허가를, 소유권을 가진 경북도와의 대부계약을 각각 따낸 뒤 11만㎡(4만5천여평)에 해당하는 면적을 올1월까지 대구시내 각종 공사장에서 나오는 돌과 흙으로 채우는 불법매립을 했다.

△ 피해 우려=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류승원 박사는 "이 지점에서 갑자기 하폭이 줄어들고 강 한가운데에 제방까지 불법축조해 금호강 상·하류 유수 소통에 막대한 지장이 예상된다"며 "특히 폭우시 강물 흐름이 원할치못해 이곳의 상류인 금호강과 만나는 달서천의 물이 제때 빠져 나가지 못하고 인근 비산염색공단과 북부하수처리장 등의 침수로 이어질 것" 이라고 지적했다.

부산국토관리청과 달성군의 조사결과도 불법 제방축조와 성토로 이곳 하천 단면이 20-22% 축소, 유수 단면적 부족으로 금호강 상류의 수해를 우려하고 있다.

더욱이 이 일대는 국토관리청이 지난 98년 금호강하천정비계획을 수립하면서 충분한 유수 확보를 위해 금호대교에서 하류로 길이 2.3Km의 제방축조 건설계획(강폭은 350m 확보)을 마련했던 곳이다. 또한 대구경실련과 영남자연생태보존회 등 시민단체들은 대형공사장에서 나온 각종 잔토의 불법매립으로 환경오염의 가속화를 우려했다. 영남보존회 류 박사는 『환경오염 못지않게 생물의 서식지 파괴도 심각하다. 자체 조사한 결과 하천 정화작용을 하는 각종 생물이 모두 사라졌다』고 말했다.

△ 당국의 무신경= 지난해부터 달성군이 불법매립행위 사실을 통보했는 데도 최근 국토관리청과 경북도는 오히려 불법 행위자인 임차인에게 하천점용 연장허가와 대부계약 연장을 해 주었다.

단속권을 위임받아 있는 달성군은 임차인 최모씨와 불법매립을 하다 적발된 롯데건설·창우건설 등을 수사기관에 고발하고 원상복구 명령을 내릴 예정이다. 현재 적발업체들은 "달성군에 적발되던 날 1차례만 매립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행정자치부도 30일부터 특별감사에 들어가 관계 공무원 문책과 임차인에 대한 대부계약 해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병서 기자 kbs@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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