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글 자본주의'미국의 허와 실*이삼성 '세계와 미국'
미국은 다수를 위한 정치 체제인 민주주의를 신봉하면서도 빈민, 소외집단 문제를 안고 있다. 특히 정당제를 가장 잘 발달시켜왔지만 빈민층, 소외계층을 기반으로 하는 정치세력은 찾아볼 수 없다. 미국의 외교정책과 한반도문제 전문가인 가톨릭대 이삼성교수는 '세계와 미국-20세기의 반성과 21세기의 전망'에서 그 이유를 설명하고 미국사회를 해부하고 있다. 저자는 이같은 문제점의 원인을 미국 국내 정치의 비민주적 양상과 미국 경제체제의 토대인 '정글 자본주의'에서 찾고 있다. 정글 자본주의는 노동계층과 소외계층에 대해 사회적 보장을 비롯한 보호막을 제거함으로써 이들 계층을 언제라도 '산업 예비군'으로 착취할 수 있는 사회경제체제를 의미한다. 미국식 자본주의는 유럽과 달리 자본가 계급과 중산계층이 주도하는 정당 이외에 다른 계급적 기초를 가진 정치세력이 조직화되지 않았다는 역사 상황을 반영한 탓에 빈민문제는 미국사회의 큰 문제점이라고 분석했다. 19세기말 독일 통일로 인한 유럽의 세력균형 붕괴에서부터 1,2차 세계대전, 냉전, 신냉전, 탈냉전, 현대에 이르기까지 미국이 걸어온 길을 추적하면서 미국사회에 대한 통합적인 시각을 제공해준다. 한길사 펴냄, 836쪽, 3만원
*'광기의 지성'바타이유 에세이
*조한경 옮김 '저주의 몫'
프랑스 지식인사회에서 '광기의 지성'으로 평가받은 조르주 바타이유의 일반경제학 에세이. 바타이유 사상의 본질을 담은 '소모의 개념'과 그보다 20년 후에 씌어진 '저주의 몫'이 함께 실려 있다. 18년간의 구상을 거쳐 발표한 이 책은 그의 세계관, 즉 자연철학과 인간철학, 경제철학, 역사철학에 대한 체계적인 설명을 목적으로 썼다.
넘치는 에너지의 비생산적 소모에 천착한 바타이유는 모든 문명사의 변화 원인을 잉여의 소비 방식에서 찾고 있다. 비생산적 소모 즉 저주의 몫을 고려하지 않는 사회가 어떤 형태의 끔찍한 소비와 맞닥뜨리게 되는지를 경제학, 사회학, 인류학 등 전방위적 성찰을 통해 깊이 탐사한다.
생산과 획득이 소모와 갖는 어떤 부차적인 관계를 밝히고 있는 바타이유는 사치와 도박, 공연, 종교예식, 그리고 생식이라는 궁극적 목적을 벗어난 성행위, 예술, 좁은 의미의 시(詩) 등은 모두 비생산적인 소모의 양상으로 간주했다. 뛰어난 문명론이기도 한 이 책은 바타 이유의 사상적 근원을 명료하게 보여주고 있다. 조한경 옮김, 민음사 펴냄, 288쪽, 1만2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