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약해지면 어떻게 될까? 잘 부러지거나 고부랑 허리가 되는 것 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일단은 맞는 말. 뼈의 구조와 강도가 현저히 약해지면 작은 충격에도 손목이나 허리·다리가 부러질 확률이 건강한 사람의 7배 이상으로 높아진다.그러나, 문제가 그쯤에서 그친다면 그나마 다행이다. 골다공증은 목숨까지 위협하는 치명적인 질환이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뼈 건강은 장수와 직결
골다공증으로 고관절(엉덩이)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노인 환자의 20%가 사망한다. 또 3명중 1명 꼴로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지 못하고 죽을 때까지 불구로 살아가야 하게 된다. 골절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장기간 움직일 수 없게 되는 것이 문제의 시발인 것이다. 몇달간 움직이지 못하게 되면 운동 부족으로 동맥경화·고혈압 등이 악화된다. 그 결과 뇌졸중·심장병 위험이 높아지고, 폐렴·욕창 등 합병증이 생긴다.이렇게 보면, 뼈가 약해서는 절대로 건강하게 오래사는 것을 기대할 수 없는 셈이다. 뼈의 건강은 장수와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골다공증은 왜 생기나?
뼈는 정체된 단단한 구조물인 것 처럼 흔히 생각한다. 그러나 인체에서 가장 활발히 대사가 이뤄지며 끊임없이 흡수와 생성이 일정하게 일어나고 있는 것이 뼈다.골격의 성장이 완성되는 20세 전후를 지나서 약 15년 간은 뼈가 굳는 시기이다. 이 때는 뼈에 칼슘의 침착이 늘어나고 겉뼈의 두께가 두꺼워져, 35세 전후에 골밀도가 최대로 된다. 이후에는 나이가 들수록 골량이 감소한다. 40세가 지나면서 여성의 경우 연간 1~3%의 손실을 보인다. 젊은 시절 골밀도에 비해 30% 이상의 소실이 생기면 되면 골다공증이라 한다. 폐경 후 여성의 약 3분의1이 골다공증에 걸린다.골다공증은 남녀 모두에게 찾아 오지만 여성에게 훨씬 많다. 뼈를 튼튼하게 해주는 여성호르몬이 폐경을 전후해 급격하게 줄어들기 때문이다.다이어트는 뼈를 약하게 한다
젊은 여성들은 마르고 야윈 것을 아름다운 것으로 생각, 살빼기 다이어트를 하는 경우가 많다.그러나 여성들은 25~35세에 적당한 양의 칼슘을 섭취하면서 운동을 해야 한다. 35세 쯤 때 골밀도를 최대로 높여 놓기 위해서이다. 그래야만 그 이후 골밀도가 감소해도 문제가 없다.20대와 30대 초반에 지나친 다이어트와 금식으로 골밀도를 높이지 못하면 그 이후 골다공증으로 고생하는 수가 많다. 살빼기 다이어트는 골다공증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멸치나 생선뼈는 칼슘의 보고?
지나치게 짠 음식을 먹으면 신장을 통해 칼슘이 빠져 나간다. 카페인이 많이 든 탄산음료나 커피는 칼슘의 흡수를 방해한다. 과음도 칼슘 대사를 방해한다. 칼슘! 하면 멸치나 생선뼈 등을 흔히 떠올린다. 이들 식품에 칼슘이 많이 들어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장내 흡수율이 매우 낮다. 우유나 요플레 등 유제품이 칼슘섭취에 가장 좋다.정상적 식사와 함께 하루 2컵 정도의 우유를 마시면 칼슘 부족으로 인한 골다공증을 예방할 수 있다. 비타민D를 칼슘과 같이 복용하면 칼슘 흡수력이 높아지고 뼈에의 칼슘 침착도도 높아진다. 그러나 비타민D와 칼슘을 아무리 많이 먹어도 그것만으로 골다공증을 치료할 수는 없다.
치료와 운동을 겸해야
골다공증은 계속 나빠지는 진행성 질환이다. 꾸준히 치료해야만 골절 위험을 줄일 수 있다. 이미 골다공증이 진행된 사람은 칼슘 단독으로, 또는 운동만으로 골절을 예방하거나 골밀도가 낮아지는 것을 막을 수는 없다.여성호르몬, 칼시토닌, 비스스포네이트, 칼슘제제, 비타민D 등의 약물 치료에다 운동을 겸해야만 골절을 예방하고 골밀도를 높일 수 있다.
글 이종균기자 healthcare@imaeil.com
도움말 박일형교수(경북대병원 정형외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