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 자동차 회사인 다임러 크라이슬러가 미국 공장 노동자 2만6천명을 3년에 걸쳐 감원하겠다고 발표했다. 미국 기업들에서는 지난 주에 발표된 감원 인원만도 10만명을 넘어섰다. 미국 경제의 앞날에 대해서는 "일본의 전철을 밟을지도 모른다"는 전망까지 제기됐다.
다임러 크라이슬러 사장은 29일 성명을 통해 경영난에 빠진 미국 사업체 인원 감원을 발표하면서, 감원 규모는 이 회사의 북미 지역 전체 고용 인력의 20%에 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외에도 멕시코 변속장치 공장, 아르헨티나·브라질 조립공장 등 6개 제조공장도 내년까지 폐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크라이슬러는 작년 3/4분기에 5억1천여만 달러, 4/4분기엔 1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기록했다.
한편 미국 기업들이 지난 한 주 동안 발표한 감원 숫자만도 10만여명에 달한다고 USA투데이 신문이 29일 보도했다. 루슨트 테크놀로지, 월풀, AOL타임워너 등 주요 기업들의 지난주 감원 발표 규모는 평상시(주간 평균치)의 5배를 넘었다는 것.뿐만 아니라 주요 기업들은 경제 침체에 대응한다며 추가 감원 계획을 내놓고 있다. 미 제2의 장거리 전화 업체인 '월드컴'이 1만여명을 더 해고할 예정이며, GM도 1만5천개의 일자리를 삭감할 계획이다.
이런 현상을 초래하고 있는 미국의 경기 침체에 대해 영국의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장기 호황으로 부채의 덫에 걸려 있어 미국경제는 거품 붕괴에 이은 깊고 긴 경기 침체를 겪을 수도 있다"며, "이는 10년전 일본이 걸었던 길"이라고 판단했다.
잡지는 오늘날의 미국과 10년 전의 일본(1989~90) 사이에는 섬뜩할 정도로 유사점이 있다며, "통화공급 확대 정책으로 올 후반에는 경기가 회복될 것"이라는 최근의 낙관주의를 경계했다. 문제의 핵심은 과도한 부채라고 지적한 잡지는, "미국의 호황이 기업과 가계의 대대적 차입에 의해 가열됐다"고 거듭 강조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