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미티지 햇볕정책 발언 우리쪽만 호들갑

입력 2001-01-30 0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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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처드 아미티지 전 미국 국방부 차관보의 말 한마디가 서울은 물론 워싱턴의 한국 관련 외교가에도 상당한 충격파를 미쳤다.흥분하거나 고무적인 분위기와는 영 거리가 멀고 한마디로 모두들 떨떠름한 표정들일 뿐이다.

아미티지 전 차관보가 조지 부시 대통령 취임식 참석차 최근 미국을 방문한 한화갑 민주당 최고위원을 만나 "'햇볕정책'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이런 뜻을 김대중 대통령에게도 전달해 달라"고 주문했다는 서울에서의 전언이 문제의 발단이다.

그의 발언의 진위 여부는 아미티지 전 차관보 본인은 물론 국무부나 아미티지와 한국 국회의원들의 만남을 주선한 헤리티지재단, 주미 대사관 등 어디에서도 확인할 길이 없었다.

아미티지 전 차관보가 회장으로 있는 컨설턴트업체 아미티지 어소시에시션은 29일 거듭되는 전화에 "바쁘기 때문에 지금은 통화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했고 국무부 관계자는 "논평할 게 없다"는 한 마디로 잘라 말했다.

워싱턴의 외교소식통들은 "알아 주는 한국통으로 남북대화를 적극 지지해 온 그가 그러한 발언을 했을 리가 없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한 한반도 전문가는 "북미 협상을 위해서도 남북 대화가 선행되고 잘 진행돼야한다는 그의 평소 지론에 비춰 이해하기 힘든 내용"이라며 별 무게를 두지 않았다.

그는 "아미티지 전 차관보의 국무부 부장관 기용 여부에 상관 없이 남북 문제는 주권 국가로서 한국이 판단할 일이고 콜린 파월 국무장관도 한국 정부의 주도가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으므로 그의 발언은 진위를 떠나 아무 의미가 없다"며"이 정도로 법석을 떠는 것 자체가 창피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국무부 관계자는 아미티지 전 차관보의 직책과 관련, "부시 행정부는 장관 이외의 하위 직급은 아직 한 명도 임명하지 않았다"고 밝혔고 아미티지 어소시에이션 측도 부장관으로 공식 내정된 일은 없다고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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