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신 행정부가 출범한 뒤 북한 당국은 첫 공식적인 반응으로 불쾌감을 숨기지 않았다.
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25일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김정일 노동당 총비서를 '독재자'로 지칭한 데 대해 현재 북·미관계 수준에도 맞지 않는 '시대착오적 발언'이라고 주장했다.
외무성 대변인은 파월 국무장관의 발언을 "우리의 최고 수뇌부를 함부로 중상하는 전례 없는 상식 밖의 망나니 언동"으로 비하하고 "한 나라의 국무장관이라는…","실로 경악을 금치 못할 일"이라는 등의 직설적인 표현으로 '독재자' 발언을 비판했다.
외무성 대변인의 발언은 미국의 신 행정부에 대한 북한 당국의 첫 반응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북한은 지난해 말 미 대통령 선거가 엎치락 뒤치락 혼전을 보이다가 결국 조지 W 부시를 당선자로 확정했을 때에도 아무런 언급이 없었으며 지난20일 신 행정부가 출범한 사실을 23일에야 간략하게 보도했을 뿐이다.
또한 북측의 변함없는 대외정책의 기조, 즉 자주 외교 노선을 다시 한번 밝혔다는 점에서도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변인은 "우리는 이성적인 미국 정치인들과의 협상을 통해 지금까지 마련된 조·미관계 진전에 대해 평가하지만 이를 달가워 하지 않는 세력들에게 구태여 기대를 걸 생각은 없다"며 "미국이 우리에게 칼을 내밀면 칼로 맞설 것이고 선의로 나오면 우리도 선의로 대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미국 역시 자신들의 자주외교 노선의 범주에 포함된다는 것을 거듭 천명하면서 앞으로 미국의 태도에 따라 '강온 양면'의 대미정책을 구사할 것이라고 경고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대변인은 타협이 가능한 미국 내의 '이성적인 정치인'과 북·미 적대관계 상태에서 어부지리를 얻어보려는 '대(大)군수독점체를 비롯한 강경보수세력'을 구분하기도 했다.
대변인의 이번 발언은 조선중앙통신사 기자가 질의한 문제에 답변하는 형태로 나왔다. 미 신행정부에 '신의에는 신의로써 대답하겠다'는 북측 의지를 분명히 전달하는 데 일차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평소 '최고 수뇌부'에 대한 '모독'을 결코 용납하지 않는 북측 관행으로 볼 때 파월의 발언이 있은 지 일주일만에 나온 북측 입장 표명은 오히려 늦은 감도 없지않다. 그러나 김 총비서가 중국 방문을 마치고 평양으로 귀환한 직후의 시점에 북한이 미국에 대해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북한과 중국 양측은 이번 김 총비서의 방중을 통해 전통적인 친선관계를 '더 한층' 진전시켰으며 중대 국제문제에서도 의견 일치를 봤다고 밝혔다. 북한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의 방중이 아시아 및 세계의 평화와 안정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커다란 의미를 부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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