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6월. 한글과컴퓨터 이찬진 사장은 경영부실로 아래아한글을 포기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국민들은 아래아한글 지키기 운동본부까지 결성했고 메디슨(회장 이민화)이 한컴을 인수했다. CEO 공채로 한글과컴퓨터(www.haansoft.com) 사장에 영입된 현재의 전하진(43) 사장은 그래서 한컴은 '국민기업'이라고 늘 말해왔다. 그리고 2년 6개월. 이같은 인식은 한컴 1대주주가 외국기업으로 바뀌면서 어색하게 돼버렸다. 한컴은 작년 11월 메디슨의 지분 매각으로 TVG가 1대주주로 올라섰다. 그리고 현재 미국의 존 홈스 펀드와 3천만 달러 규모의 외자유치협상을 진행중이다. 이 외자유치 계획은 이 달 이내에 매듭지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전하진 사장은 "1대주주가 어느 업체가 되든 외자유치가 성공할 경우 국제화에 더욱 박차를 가할 생각"이라며 "올해는 세계적인 기술보유 기업으로 재탄생하고 글로벌 기업으로 전환하는 대변신의 한해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국계가 1대주주가 되면서 더 이상 국민기업이랄 수 없다는 시각이 있습니다.
▲애국심으로 살린 기업을 외국인 손에 넘길 수 있느냐는 말이죠. 그러나 글로벌 시대에 최대주주가 외국기업이라 해서 그 회사 전체가 외국기업은 아닙니다. 아직도 일반인 주주가 70∼80%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혹 MS처럼 한글 개발을 포기하게 만들 거란 우려도 있습니다.
▲현 1대주주인 TVG의 경우 단순 투자지분입니다. 경영권도 없고 회사방침을 좌지우지하지도 않습니다. 한컴에서 한글개발을 포기한다면 한컴의 존재가치가 없어지는 것입니다.
-'한글에서 인터넷까지'란 슬로건을 내걸었습니다. 인터넷분야에서 성과는.
▲비즈니스 사이트인 넷피스(www.netffice.com)가 99년 10월 오픈해 현재 회원이 53만명을 넘어 대표적인 비즈니스 사이트로 자리잡았습니다. 비즈니스 관련 유용한 콘텐츠를 제공하는 중요사이트로 자신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예카'라는 비즈니스 모델에 애착이 많은 것 같습니다.
▲예카는 직업, 학력, 나이, 취미 등을 파악해 여러 유형을 만들고 그 유형에 적합한 구매정보를 전자우편으로 알려주는 비즈니스모델입니다. 타게팅 마켓이 가능한 사이버상의 방문판매라 할 수 있죠. 현재 개인정보보호법 등 문제로 잠정적으로 서비스를 중단한 상태입니다. 그러나 미래에 가장 중요한 핵심 인터넷 비즈니스로 확신하고 있습니다.
-한글워디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지난 10월 9일 출시때는 상당수 사용자들의 불만이 제기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현재 안정화 작업이 완료되었고 호환성부분이 실시간 업데이트되고 있습니다.
-현재 아래아한글의 시장점유율은.
▲2000년 6월 시장조사기관인 TNS에서 조사한 결과 75.6%로 집계되었습니다.
-유료 콘텐츠 사업에 관심이 많으시죠?
▲우리나라는 인터넷서비스 유료화에 익숙지 않아 쉬운 일이 아닙니다. 2000년 11월부터 넷피스에서 글로벌잉글리시라는 영어교육 콘텐츠를 유료로 서비스하고 있는데 이 부분만 매출액이 10억원에 달해 가능성을 인식했습니다. 넷피스 사용층이 가장 원하고 유용하다고 판단되는 유료화 콘텐츠를 많이 확보할 방침입니다.
-2001년 닷컴기업을 전망한다면….
▲수익성에 대한 접근이 좀 더 넓어지고 비즈니스모델 확대에 가속이 붙는 활기찬 한해가 될 것입니다. 특히 무선인터넷 서비스가 발전함에 따라 이에 부응하는 콘텐츠 제공이 활기를 띨 것입니다.
박운석기자 multiculti@imaeil.com
◈전하진 사장은 누구
인하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하고 금성사 컴퓨터사업부에서 시스템 엔지니어로 일한 경험이 있는 기술자 출신. 그러나 한컴이 재기에 성공한 것은 기술때문이 아니라 경영의 승리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IMF 상황에서 애국심을 자극해 성공한 아래아한글 8.15판을 만든 것이 경영감각의 한 예.
스탠퍼드대에서 벤처비즈니스 과정을 연수하고 1988년 픽셀시스템, 1996년 지오이월드 설립 등 벤처기업가로 경력을 쌓아왔다. 한컴에 투자한 회사의 권유를 받고 공모에 응해 사장직을 맡았다. 그 당시 받은 스톡옵션은 100만주.
가족은 그에게 가장 편안한 공간이다. 주말은 여행을 하든지 영화를 보든지 반드시 가족과 보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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