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유의 명절인 올 설날에도 어김없이 떡국은 올라왔다.가래떡(떡국떡)을 제조하는 국내 최대의 전통식품 제조업체인 송학식품은 이맘때가 가장 바쁘다. 경기도 파주와 충북 청원 두 곳에 있는 공장에서 230여명의 직원들이 24시간 공장을 풀가동한다.
그러나 정보화와 인터넷, 벤처가 '화두'인 21세기 첫 설날에는 여전히 떡국을 먹고 '떡볶이'는 학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것 중 하나지만 우리의 전통적인 먹거리만으로 기업이 버틸 수 있을까.
송학식품의 성호정 사장이 이같은 의문에 답을 찾고 있다.
조랭이 떡국과 뽕잎냉면, 쑥국수와 보리국수, 도토리국수, 보리떡볶이, 감자수제비, 호박수제비, 해초생면 등 이름만 들어도 입맛을 당기는 전통식품들이다. 성 사장이 개발해 계절마다 시장에 내놓고 있는 전통먹거리들이다.
언제든지 먹을 수 있는 식품이 된 '쌀국수'도 성 사장이 개발한 것이다. 성 사장은 '국수는 밀가루로 만드는 것'이라는 통설에 도전했다. 92년 당시 남아도는 '통일벼쌀' 처리문제로 정부가 골머리를 앓자 그는 쌀국수 개발에 성공, 군납을 통해 쌀문제를 한꺼번에 해결했다. 이같은 공로로 성사장은 94년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송학식품은 지난 96년 이후 5년째 육, 해, 공군 3군에 떡국떡을 독점적으로 공급하고 있다.
송학이 군소업체들이 난립해 있는 전통식품업계에서 이같이 독보적인 자리를 차지한 것은 매출의 5~10%를 개발비로 투자하는 등 남다른 노력때문이다.
성 사장은 "전통의 맛을 살리면서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기존의 간편식과 달리 물만 부으면 즉석에서 먹을 수 있는 떡볶이와 국수 등이 올해 안에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학식품의 노하우는 주정살균법과 '신 진공포장법'에 있다. 전통식품은 특성상 적당한 수분을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에 여름철에는 2~3일, 겨울에도 5일이 지나면 신선도와 맛을 유지하기 어렵다. 그래서 대부분의 업체가 방부제를 쓰고 있지만 송학식품은 방부제 대신 제품을 95% 주정에 살짝 담궈 살균하는 방법을 개발하고 진공포장법을 채택, 인체에 무해하면서도 유통기한은 2개월 이상 늘렸다. 물론 방부제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포장비용은 훨씬 더 비싸다.
99년 식품업계에서는 드물게 ISO 9002 국제표준화규격인증을 받았고 지난 해에는 국제환경규격인증도 받았다.
그의 삶은 부친에 이어 2대째 40여년간 전통식품을 고집해온 외길이다.
작은 키에 촌스러움이 풍겨나는 외모에서는 자전거 행상으로 시작한 눈물겨운 '성공 스토리'의 흔적이 켜켜이 드러난다. 영천에서 유년기를 보낸 그는 대구에서 고물상을 하던 부친이 부산에서 국수공장을 하다가 망한 뒤 서울로 올라가 다시 국수가게를 내자 이를 자전거에 싣고 내다파는 자전거행상부터 시작했다.
이제 그는 미국과 일본 등에 국수, 수제비 등 전통식품을 수출하고 있다. 그의 목표는 수출지역을 늘려 전세계에 한국의 맛을 자랑하는 것이다.
◇송학식품은=송학식품의 송학(松鶴)은 부친 성귀현씨의 아호를 딴 것이다. 46년 부친이 부산에서 국수류 제조공장을 설립했다가 문을 닫고 다시 70년 서울에서 다시 문을 열면서 장남인 성 사장에게 물려줬다.
송학식품은 94년 충북청원에 제2공장을 설립했으며 현재 청원공장은 (주)세바식품으로 상호를 변경, 운영되고 있다.
◇성호정 사장 이력
-47년 경북 영천군 화북면 출생
-부산 배정고 졸업
-70년~ (주)송학식품 대표이사
-98년~2000년 (주)세바식품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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