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립교향악단 신년음악회대구문예회관 대극장에서 막을 올린 2001년 대구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19일)는 어느해보다 미래에 대한 강한 자신감과 희망을 안겨준 무대였다. 손에 손을 맞잡은 가족들의 행렬이나 새해벽두를 시작하는 음악 애호가들의 진지한 모습에서, 그리고 치밀하게 준비한 레퍼토리만 봐도 그러했다.
오페레타 '박쥐'의 서곡으로 시작된 경쾌함은 소프라노 정은숙의 진지함으로 이어졌고 이내 드보르작의 웅장함으로 치달았다.
지휘자 유종의 손끝에서 드보르작의 '신세계로부터'는 고향집의 정겨움과 알프스 산자락의 신선함, 시베리아 벌판의 광활한 대지나 그랜드 캐년 같은 웅장함이 그려지고 있었다.
'신세계로부터'는 드보르작의 대표적 역작으로 곡의 깊이는 브람스를, 웅장함은 차이코프스키를, 그리고 정겨움은 같은 조국의 국민주의 작곡가 스메타나를 연상케 했으며 여기에 자연스럽게 물이 흐르는 듯한 음악 속에 체코슬로바키아 민족의 애환을 담은 드보르작의 독자적인 작풍(作風)이 물씬 풍겨 났다.
지평선 너머 보일듯 말듯 떠오르는 새벽미명의 신비로움을 잉글리쉬 혼이 완벽하게 표현해내는가 하면, 그 너머로 광활하게 펼쳐지는 신세계는 금관 파트의 폭발적인 연주로 완성해 나갔다.
경쾌함-진지함-웅장함 그리고 '유모레스크'의 따스함과 '라데츠키 행진곡'의 당당함으로 끝을 낸 이날 연주회는 주제에 대하여 치밀하게 준비한 레퍼토리, 사뭇 달라진 모습으로 시민에게로 성큼 다가선 문예회관의 서비스정신, 걸출한 지휘자 유종, 그리고 희망을 가슴에 품고 객석에 앉은 관객들이 빚어낸 조화로운 작품으로 기억될 것이다.
2001년 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는 시민들에게 사랑과 화평, 일년 내내 따뜻한, 드보르작이 꿈꾼 희망의 신세계를 헌정(獻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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