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연휴 귀향활동을 벌였던 여야 의원들은 어느 때보다 쓴소리를 많이 들었다. 의원들은 하나같이 정치권에 대한 불신이 심각한 상황이었다고 전했다. 의원 이적파문과 안기부 자금 사건 등에 대해서는 지역에 따라 반응이 다소 엇갈렸으나 "정쟁을 그만두고 경제살리기에 나서라"는 주문은 지역과 여야 가릴 것이 없었다. 한마디로 "쌀 떨어진 집안에 싸움질 그만하라"는 꾸중이었다.
◇영남권=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은 "영남권의 반 DJ정서가 극에 달했다"면서도 "정치복원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았다"고 전했다. 백승홍 의원(대구 중구)은 "지역민들은 DJ의 실정에 하루가 1년 같더라고 했다"며 "정권재창출을 위해 김대중 대통령이 김중권 대표를 내세워 영남의 분열을 노리고 있다는 반응도 많았다"고 말했다. 이해봉 의원(달서을)도 "경제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현 정권에 대해 원색적인 비난이 쏟아졌다"고 전하며 "안기부 자금 사건을 야당 탄압용이라고 보면서도 여야 정쟁이 지긋지긋하다는 게 지역민심"이라며 정치불신이 극에 달했음을 소개했다. 이상배 의원(상주)은 "폭설피해에다 농산물 가격 폭락까지 겹쳐 세월이 지겹다"는 농민들의 벼랑끝 심정을 전달했다.
◇수도권=민주당 조순형 의원(서울 강북구을)은 "경제가 어려우니 제발 정쟁을 그만두라고 부탁하더라"고 토로했다. 의원꿔주기에 대해서도 "대부분이 잘못된 것이라고 해 민망스러웠다"고 전하며 "그러나 안기부 자금 사건은 진상을 밝혀 법에 따라 처벌해야 한다고 하더라"고 했다. 한나라당 김부겸 의원(경기 군포)은 "정치인은 다 도둑X이라는 말들이 많았다"며 "죽기살기식으로 정쟁만 일삼고 있다는 질책이 대부분이었다"고 말했다.
◇호남권=민주당 의원들은 "여당이 더이상 끌려가서는 안된다"는 목소리를 전달했다. 김경천 의원(광주 동구)은 "무조건 여당에 동조하는 분위기는 아니지만 야당의 발목잡기에는 해도 너무한다는 반응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의원 이적이 최선책은 아니었으나 차선책을 택한 것으로 이해하더라"면서도 "그렇다고 상생의 정치를 포기해서는 안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강조했다. 이정일 의원(전남 해남.진도)은 "강삼재 의원 하나 처리하지 못하는 여당이 무슨 여당이냐는 질책을 받았다"며 "힘있는 여당이 정국을 주도하라는 지적이 많았다"고 했다.
◇충청권=자민련 이양희 의원(대전 동구)은 "실업자가 늘고 재래시장은 장사가 안돼 먹고살기가 어려워졌다"고 경제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많았다고 전했다. 의원 이적사태에 대해 민주당 전용학 의원(충남 천안갑)은 "남에게 빌붙는 것에 대해 자존심이 크게 상했다며 의원이적을 질책하는 목소리도 상당수 있었다"고 한 반면 자민련 정우택 의원(충북 진천.괴산.음성)은 "비판적인 입장도 있었지만 이해하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고 전했다.
김태완기자 kimchi@imaeil.com
댓글 많은 뉴스
"재산 70억 주진우가 2억 김민석 심판?…자신 있나" 與박선원 반박
이 대통령 지지율 58.6%…부정 평가 34.2%
트럼프 조기 귀국에 한미 정상회담 불발…"美측서 양해"
김기현 "'문재인의 남자' 탁현민, 국회직 임명 철회해야"
김민석 "벌거벗겨진 것 같다는 아내, 눈에 실핏줄 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