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라노 프로젝트 3년차에 접어들면서 지역 섬유업계에도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과 덩치만 키운 업체들 간의 '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이전에는 섬유 대기업이나 중견기업들이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시설 확충과 양산 체제를 갖춰 물량 공세를 하는 바람에 작은 업체들의 설 땅이 없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주류를 이뤘으나 현재는 기술력을 갖춘 업체들과 그렇지 못한 업체들간의 격차가 벌어지는 '신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
섬유 선진국 수준에 버금가는 생산 기술을 갖춘 업체들은 섬유산업이 사양산업이라는데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며 신상품 개발과 시장개척에 여념이 없다.
서광물산의 경우 국내 직물업계의 평균 수출단가가 야드당 1달러인데 비해 야드당 2.3~2.5달러. 4달러짜리 제품도 있다. 100개 이상의 품목을 생산하고 있으며 500야드의 소량 주문에도 응할 정도로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를 갖추고 있다.
IMF 구제금융을 받기 이전부터 기업 보유 부동산 매각 및 사주 사재출연, 직기 감축 등 과감한 구조조정을 단행한 삼아의 경우 다품종 소량 생산체제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억달러 이상 수출하던 생산 규모를 경량화, 5천만달러 정도로 오히려 낮추고도 이익은 더 많이 내고 있다.
동성교역의 봄.여름용 브라우스.드레스용 원단은 미국 유럽의 중.고가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고 있다. 지속적인 품질관리와 제품개발이 이룬 성과다.
성주에 있는 ㄷ섬유. 스포츠웨어 원단을 생산하는 이 업체는 국내외 스포츠 의류업계 원단 구매자들이 현금을 들고 공장에 직접 찾아와 상품을 구입한다.
박직(薄織)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갖고 있는 대웅섬유는 중소업체지만 유럽.미주 시장에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반면 시설 확장에 주력했던 지역의 내로라 하던 업체들은 거의 경쟁력을 잃어가고 있는 상태. 지난해 대하합섬, 대경교역 등 중.대형 업체들이 무너졌으며 금융권의 구제금융에 의존하는 업체들의 경쟁력도 살아나지 않고 있다. 다만 지역 최대 업체인 동국무역이 어느 정도 회복되는 것이 다행일 정도.
배광식 대구시 경제산업국장은 "밀라노 프로젝트가 끝나면 이런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기술개발과 시장 다변화만 꾀한다면 섬유업은 무한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최정암 기자 jeongam@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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