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157 대장균 게놈 해독

입력 2001-01-26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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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오사카대학 등의 연구팀이 지난 24일 집단 식중독을 일으키는 병원성 대장균 O-157의 게놈(유전자 정보)을 해독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또 미국 위스콘신대 연구팀도 그 유전자 지도 완성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유전자들의 기능이 확인될 경우 O-157에 의한 식중독의 진단·예방, 치료약 개발 등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일본 연구팀에 의하면 O-157의 전체 5천400개 유전자 중 약 1천600개는 O-157에 특유한 것이었으며, 그 중 130여개가 병을 일으키는데 관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 관계자는 "대장균의 진화 과정에서 균에 감염된 특수한 바이러스가 다수 게놈에 침투해 병원성을 획득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미국 위스콘신대 프레드 블래트너 박사와 니콜 퍼나 박사는 과학전문지 네이처 최신호를 통해 치명적 대장균인 O-157:H7의 유전자 지도가 완성됐다고 밝히고, 이를 토대로 앞으로 예방백신을 개발해 가축들에게 접종하면 이 대장균으로 오염된 햄버거 등을 먹은 사람이 식중독을 일으키는 경우가 크게 줄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양성 대장균의 유전자 배열을 해독한 바 있는 이 연구팀의 퍼나 박사는 악성 대장균은 다른 박테리아와 바이러스로부터 자주 유전물질의 일부를 취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말하고, 이는 이 대장균이 그토록 독성이 강하고 치료하기 어려운 이유를 설명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그는 악성 대장균이 DNA의 구조와 배열에 있어서 양성 대장균과 현저히 다름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악성이 양성과 공유하는 유전자는 3천500개나 되지만, 그 외에 1천300개의 또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 악성에는 전 염색체를 통해 양성과는 다른 유전자들이 산재해 있으며, 진화 과정에서 다른 박테리아 등에서 온 이 상이한 유전자들 때문에 치료나 백신을 통한 예방이 쉽잖았다고 설명했다.

△O-157균이란=대장균에는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사람의 장 속에 자연적으로 서식하는 무해한 양성균이며, 또 하나는 1982년 오염된 햄버거에서 처음 발견된 악성균이다. 악성균은 출혈성 설사와 심각하고 치명적인 신장 손상을 일으킨다. 작년에는 미국에서 7만3천명이 악성 대장균에 감염돼 60명이 사망했다.

대장균은 진화 과정에서 약 450만년 전에 두 가지로 갈라지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그 중 O-157은 체내에서 '베로'라는 강한 독소를 뿜어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일본 연구팀은 이번에 발견된 유전자에는 그 외의 독소를 만드는 것도 포함돼 있어, O-157은 알려진 것 보다 훨씬 복잡한 구조로 설사 등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외신종합=박종봉기자 paxkorea@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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