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은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중국을 비롯한 대부분 아시아 국가들은 음력설을 쇤다. 그 대부분의 나라에서는 벌써부터 흥겨운 잔치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즐겁잖은 귀성전쟁도 벌어지고 있다.
◇중국=중국인들은 음력설을 '춘지에'(春節)라 부른다. 이날부터 정월 대보름인 '위안샤오지에'(元宵節)에 이르는 보름 동안 새해를 축하한다.
초하루인 춘절에는 폭죽을 터뜨리고 천지신과 조상신께 풍년을 기원하는 제사를 지내는데, 이 사흘간의 제사 기간이 끝나는 것을 '해를 보낸다'(去年)라고 한다. 잡기단이 마을을 돌면서 흥겨운 공연을 하고, 사자춤이 펼쳐진다. 마을의 모든 사람들이 나와서 이를 즐긴다.
사흘째 날부터 열나흘 날까지 12일 동안은 12지를 상징하는 동물과 관련된 금기를 행한다. 예를 들어 용날은 우물물을 일찍 긷고, 뱀날은 머리카락이나 긴 줄을 밟지 않는 것. 이 기간은 시간이 멈췄다고만 간주될 뿐 새해는 열닷새 날이 돼야 시작되는 것으로 중국인들은 생각한다.
보름날에는 새알 크기의 찹쌀 가루로 만든 경단인 원소를 넣은 탕을 만들어 먹는다. 용등무(龍燈舞)가 행해지고 정오가 되면 여러 마을에서 사자춤과 용등춤, 가장 행렬, 잡기 팀들이 마을에서 군중 잔치를 벌인다.
저녁에는 집집마다 등을 달아 놓고 떠오르는 둥근 달에 소원을 빈다. 등불 모양을 보고 농민이 농사를 점친다고 해서 이날을 등절이라 부른다. 사람들은 등불만 밝히는 것이 아니라 새해 축하를 이날 한다. 이날은 인간적인 일상의 세계가 완전하게 시작되는 날이라고 해서, 가장 크고 화려하고 정열적인 축제를 벌인다.
등절은 한나라 때 서역에서 들어온 풍습. 당 현종 때 정월 15일로 정해 나라 전체가 최대 명절로 즐겼다고 한다.
중국 교통부는 춘지에 기간 동안 연인원 16억6천만명의 중국인들이 이동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2.7% 증가한 것이어서, 사상 최악의 교통대란이 예고됐다. 철도 당국은 귀성 억제를 명분으로 열차표 가격을 최고 30%까지 인상하기도 했다.
◇베트남=베트남인은 설을 '테트'라 부른다. 공휴일이 많지 않은 베트남이지만, 이 설 연휴만은 일주일 동안 쉬면서 새해를 맞이한다. 일부 상인들은 아예 한달간 장사를 중단하기도 한다.
베트남에서 설 연휴는 열흘 전부터 시작되며, 정부와 대부분의 기업들은 지난 20일 부터 이미 설 연휴에 들어갔다. 설 선물로는 작은 귤나무나 액운을 몰아낸다 해서 살구나무 비슷한 '화다오' 나무를 서로 교환한다. 귤나무는 작은 귤들처럼 많은 복이 내려지기를 기원하는 것.
이곳 설 풍속은 불교와 밀착돼 있다. 사람들은 설이 시작되기 일주일 전부터 절을 찾아 지난 한해의 잘못에 대한 용서를 빌고 새해의 희망을 빈다. 이로 인해 대도시 인근의 절은 방문객들로 발디딜 틈이 없을 정도. 설 전날 저녁에는 많은 음식을 준비해 '옴따오'라 불리는 부엌신에게 제사를 올리기도 한다.
설 전날 저녁에는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식을 먹으며 한해를 돌이켜 보고 새해를 설계한다. 늦은 밤에는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가족 모두가 신에게 제사를 올린다.
새해 첫날 아침에는 부모·친척에 세배를 올리고 세뱃돈을 받는다. 그러나 세뱃돈은 상하 관계 없이 아는 사람들끼리는 서로 주고 받는다.
'뱅충'이라는 찹쌀떡을 만들어 먹고 새옷을 입으며 제기차기와 레슬링, 용춤 등의 놀이를 즐긴다. 폭죽놀이도 즐겼으나 피해가 심해 몇년 전부터 금지됐다.
◇대만=대만의 설연휴는 공식적으로 3일이지만 실제로는 약 일주일 정도 이어진다. 사람들은 빚을 갚고, 집안 대청소를 한 후, 가족과 친지들에게 붉은 봉투에 담긴 세뱃돈을 건넨다.
설 전에는 밤새도록 폭죽을 터뜨린다. 축제 분위기는 보름의 등불 축제까지 이어진다.
◇싱가포르=설 기간에 노점상들이 사탕·바베큐·돼지고기·소고기, 버들강아지, 모형 귤나무, 자두 꽃 등 전통 축제 용품을 팔면서 설 분위기를 띄운다.
집안이 더럽거나 빚을 갚지 않은 채 새해를 맞이하면 악운이 닥친다 해서 설이 가까워지면 중국인 가정은 봄 청소를 하고 빚도 모두 갚는다. 설날에는 가족끼리 음식을 먹고 아이들에게 '홍빠오'를 건네주는데, 이는 금 글씨가 새겨진 행운의 상징인 봉투로 안에는 돈이나 귤이 들어 있다.
설 기간 중에 싱가포르 강에서 열리는 '싱가포르 강 홍빠오 특별행사'에서는 밤 하늘을 밝히는 현란한 불꽃놀이를 한다. 물위에 떠있는 거대한 등불, 소수 민족의 음식과 소품을 살 수 있는 장터 등은 이 축제 중 가장 볼만한 구경거리이다.
외신종합=모현철기자 mohc@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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