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 화제작 가이드

입력 2001-01-22 14:05:00

올 설 연휴 극장가는 한국형 멜로와 미국 로맨틱 코미디, 액션영화의 3파전 양상이다.

한국영화는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에 이어 '눈물'과 '하루'가 가세했으며,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산악영화 '버티칼 리미트'가 인기리에 상영되는 가운데 성룡의 '엑시덴탈 스파이'가 새로 뛰어들었다.

전반적으로 신정연휴 때보다는 볼거리가 가득한 극장가다.

'눈물'은 '처녀들의 저녁식사'의 임상수 감독의 두 번째 영화. 10대 비행청소년들의 거친 삶을 거친 입자의 디지털 카메라에 담았다. 실험적이고 파격적이란 평을 들은 작품. 장선우 감독의 '나쁜 영화'와 달리 따뜻한 시선이 돋보이며 차분하면서도 섬세하다.

이혼한 부모가 싫어 가출한 순진한 '한'(한준)은 폭력배 '창'(봉태규)을 만나 여자아이들과 음란 파티를 벌이려다 반항하는 '새리'(박근영)의 탈출을 돕게 되고, 이를 계기로 둘은 조금씩 가까워진다는 것이 이 영화를 이끌어 가는 뼈대. 배우들은 모두 '길거리 캐스팅'으로 뽑힌 신인들이다. 올해 베를린 국제영화제 초청작.

'하루'는 6년 만에 낳은 아이가 며칠밖에 살지 못한다는 설정으로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최루성 영화다. 장난감 디자이너 석윤(이성재)과 의류 디자이너 진원(고소영)은 캠퍼스 커플로 행복한 가정이지만 아기가 없어 애를 태운다. 어느 날 산부인과 의사(김창완)의 도움으로 드디어 임신한다. 그러나 태어난 아이는 무뇌아라 며칠 못 산다는 진단을 받은 것. 한지승 감독작.

'눈물'과 '하루' '나도 아내가 있었으면 좋겠다' 등 3편이나 내놓은 한국영화가 올 설연휴 강세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스릴 넘친다는 입소문으로 관객이 몰리는 '버티칼 리미트'에 이어 고정팬을 확보하고 있는 성룡의 '엑시덴탈 스파이'가 개봉되면서 액션영화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특히 '엑시덴탈 스파이'는 여러모로 한국팬들을 위해 '의도적'으로 제작된 액션영화. 배경과 설정도 그렇지만 한국배우 김민이 함께 출연했다. 고아로 자란 헬스기구 판매원 벅(성룡). 우연히 은행 강도들과 격전을 벌이면서 언론의 스타가 된다. 며칠 뒤 한 탐정으로 아버지를 찾을 수 있는 단서를 얻는다. 아버지일지도 모를 한 남자를 만나기 위해 한국에 온 벅. 수수께끼 같은 유언으로 그는 액션의 소용돌이 속으로 뛰어드는데….

이 외 멜 깁슨의 '왓 위민 원트', 로버트 드 니로의 '미트 페어런츠', 니콜라스 케이지의 '패밀리 맨' 등도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작품들이다. 또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쿠스코? 쿠스코!'도 어린이관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김중기기자 filmtong@imaeil.com

최신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