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근. 현대미술 평론가인 이구열씨가 최근 펴낸 '북한 미술 50년'(돌베게 펴냄)은 우리 현대미술의 공백으로 남겨져온 북한 미술의 면모를 살피고 있다. 이 책에 소개된 북한의 미술은 한마디로 '인민의 미술' '혁명의 미술'로서 사회주의 국가 건설과 주체사상 실현에 관계된 내용들이 주류를 이룬다.
북한의 미술은 사회의 발전 단계에 따라 북한 당국이 규정한 시기적 특성을 지닌다. 해방에서 6.25전쟁 이전까지의 '새 조국 건설 시기'는 사회주의 혁명에 관련된 작품들이 나타난다. 레닌과 스탈린, 김일성의 초상화가 무수히 제작되었으며, 김일성의 항일유격전 기록화인 '보천보의 횃불', 문석오의 '노동자' 등 사회주의 혁명을 찬양하는 작품들이 나온다. 전후 복구와 사회주의 건설이 과제로 등장한 1950년대는 리석호의 '중국인민지원군을 맞이하는 농민', 문학수의 '평양시 복구 건설을 지도하시는 김일성 원수' 등 '인민경제 복구 건설'을 주제로 한 작품들이 두드러졌다. 이 시기에 월북 화가 길진섭은 해방 10주년 기념 전국미술전람회 출품 작품들에 대해 "사상성이 현저히 제고되고 자연주의.형식주의적 경향들이 퇴치되고 있으나 부르주아 사상 잔재가 숙청되지 않는 한 자연주의.형식주의적 경향이 철저히 숙청되었다고는 말할 수 없다"고 평했다.
이러한 북한 미술가들의 글에서 나타나듯 북한미술은 사상적 경향. 정책을 지원하거나 표현하기 위한 문예운동적 성격이 짙게 나타났다. 화가들은 조선미술가동맹 등 조직속에서 작품활동을 했고 표현기법도 섬세한 사실주의 경향으로 제한되는 등 경직성을 띨 수 밖에 없었다.
초기의 미술은 1960년대 천리마시대의 집체 창작과 기념비 미술, 70년대 조선화 중심의 주체미술 전성기, 80년대 주체미술의 지속적 구현, 90년대 새로운 주체 사실주의 추구 등의 특징을 띤 흐름으로 이어진다.
60년대에는 박영주 작 '풍어의 달밤' 등 회화와 함께 '천리마 동상' '주체사상탑' 등이 만들어졌고, 70년대에는 '조선 사람의 본때를 보여주어야 하오' 등 아름다운 사실적 채색 표현을 중심으로 하는 조선화 작품이 나타났다. 80년대에는 '짓밟힌 조선에 동은 트리라' 등 주체사상에 관련된 작품들이 주류를 이뤘으며, 90년대에는 소련과 동구 공산국가의 몰락에 따라 '새로운 주체사상의 건설'을 표방한 작품들이 나온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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