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트라다도 눈물을 보였다. 대통령궁을 떠나 전용 보트로 선착장을 출발하면서 그는 만감이 교차하는듯한 모습을 드러냈다. 그의 부패가 놀라울 지경이긴 하지만 현지에선 너무도 일반화된 것이어서 그 스스로 별 것 아닌 듯 인식한 게 아닌가 하는 느낌까지 주고 있다.
○…에스트라다를 대통령 자리에서 끌어내린 시민혁명의 성공 뒤에는 휴대폰이라는 숨은 공신이 있었던 것으로 보도되고 있다.
현지 가입자 수가 500만명에 달하는 휴대폰은 지난 주에 "시위대 숫자 100만 돌파하면 군부 개입" 등 정보와 시위 동참 호소를 여러 사람에게 전파함으로써 시민들의 투쟁 의지를 불붙였다는 것.
시위 기간 동안 하루 30만건의 문자 메시지들이 전파됐으며, 이를 보내는 데는 일부 상원의원들까지 가세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민간 단체는 휴대폰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시위 상황을 '중계'하는 한편, 집회 일시.장소 등을 알려주며 가두투쟁 참여를 촉구하기도 했다.
마닐라의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이때문에 가입자들의 국제통화가 한동안 불통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휴대폰의 활약상을 지켜 본 라모스 전 대통령도 "이게 바로 첨단 과학기술의 묘미"라고 감탄했다.
○…에스트라다는 망명을 택하지 않고 자국내에 체류하며 재판에 당당히 맞서겠다고 밝히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하지만 재판이 시작되면 그는 정부예산 횡령 혐의로 기소돼, 사형에 처해질 수도 있다고 아로요 대통령측이 밝혔다.
이 관계자는 "독직 혐의와 관련해 구성된 특별법원에 횡령 건이 접수돼 있다"면서 "앞으로 몇주 또는 몇개월에 걸쳐 투명성과 신뢰성이 보장된 가운데 법적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에스트라다는 망명하지 않고, 법정에서 혐의에 당당히 맞설 준비가 돼 있다는 심경을 의회 고위 관계자에게 밝힌 바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에스트라다의 여러 부패 혐의 중에는 약 260만 달러의 정부예산 횡령 건도 들어 있으며, 법률은 그 3분의 1만 횡령해도 사형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혁명은 전염병 같이 전파성이 강한 것이어서, 필리핀 제2혁명에 고무된 말레이시아 야당측 3천여 명도 집회를 열고 장기 집권 중인 마하티르 총리의 축출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로 야당 당원들인 이들은 이슬람 축제 행사 명목으로 당국의 승인을 받은 집회에서 "개혁" "마하티르 퇴진" 등의 구호를 외쳤으며, 그 군중 숫자는 작년 11월 이래 최다였다.
외신종합=국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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