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연속극 '엄마야 누나야'가 인기를 얻고 있다. 15년만의 강추위가 몰아쳤다는 지난 주말에는 일찍 집에 들어간 사람들이 드라마 시청률을 높이는데 한 몫 하기도 했겠으나 '엄마야 누나야'는 여러 개의 갈등 구조, 가족간 사랑, 남녀의 사랑이 한데 어울려 극적 재미를 갖춰가고 있다.
그러나 사실 '엄마야 누나야'는 혼란스런 느낌을 준다. 드라마 타이틀 화면으로 등장하는 '가족과 핏줄'에 관한 초점이 약한 것이다. 대를 잇기 위해 씨받이 여인을 통해 아들을 얻고 쌍둥이인 딸은 헤어진 채 지내다 나중에 '가족'에 합류하게 되는데 그 과정이 나열만 됐지, 설득력있게 전달되진 않는다. 애지중지 귀여움을 받아온 막내 경빈이(고수 분)가 배다른 형제임을 알게 됐을 때 딸들이 느끼는 충격이 엄청날 것임에도 충분히 표현되지 않았고 뒤늦게 집안에 합류하게 되는 승리(김소연 분)는 차갑고 적대감으로 가득 차다. 자의식이 강한 그녀라면 아예 가족이 되는 것을 거부하든지, 가족의 구성원이 됐다면 속마음은 어떻든지간에 때로 다른 가족들과 잘 지내려는 행동을 할 수도 있을텐데 단선적으로만 그려지고 있다이 드라마는 이제 '핏줄'에 관한 갈등을 떠나 공수철(안재욱)과 장여경(황수정)의 사랑 이야기로 중심을 옮기고 있다. 자연스런 드라마의 전개 양상이라고 할 수도 있겠으나 '핏줄'은 단지 드라마의 줄거리를 풀기 위한 실마리이고 본게임은 정작 따로 마련됐다는 느낌을 들게 한다. '핏줄과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듯 하던 드라마라도 매력적인 남·녀의 사랑 이야기(고 수와 배두나의 사랑도 전개될 듯한 조짐이다)를 하고픈 유혹을 떨쳐버릴 수 없었을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 드라마는 연기자들의 연기가 대체로 좋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나문희, 고두심, 조경환 등 중견 연기자들 뿐 아니라 장애인 역의 황수정, 배두나 등 젊은 연기자들의 연기도 호평받고 있다. 이 중 건달로 나오는 안재욱은 배역의 개성을 멋지게 살려 단연 돋보인다.
김지석기자 jiseo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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