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중학교 신입생들은 놀라움으로 중학교 생활을 시작할 것 같다. 가장 먼저 받게 될 교과서가 예전보다 더 커지고 총천연색 잡지처럼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내용도 기본-심화-보충 등 크게 달라졌다. 지난해 초등 1, 2학년부터 시작된 제7차 교육과정이 올해는 초등 3, 4학년과 중학교 1학년으로 확대된 탓이다. 어떻게 달라지는지 미리 살펴보고 알아두어야 혼란을 막을 수 있다.
▲달라진 교과서=교육과정의 변화에 맞춰 교과서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중학교 1학년 교과서는 먼저 외형적인 면에서 종전의 국판 교과서가 모두 없어지고 4×6배판으로 커지고 사용하기에 편리해졌다. 색깔도 종전의 단색 위주에서 원색 또는 두 가지 색을 사용하고 다양한 사진과 삽화를 넣고 선명도를 높혔다.
내용면에서는 이론 중심에서 벗어나 실제 사례와 탐구과제를 많이 넣고 학생들의 학습량도 줄어들었다. 예를 들면 수학은 '생활속의 수학' 등 실생활의 소재를 활용해 학생들이 수학에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했다. 과학은 원리 설명보다 실험을 통해 원리를 이해하는 접근 방법을 택하였고, 사회는 지역사회 조사하기, 토론하기, 만들기 등 현장 중심의 학습으로 구성되어 있다.
▲수준별 학습=10개 교과 가운데 5개 교과가 수준별 학습으로 진행된다. 학생들 사이에 수준이 뚜렷이 갈리는 영어와 수학은 단계형으로, 국어 사회 과학은 심화·보충형으로 수업이 실시된다. 종래 우열반은 총교과 성적을 기준으로 등위를 매겨 편성했으나 수준별 학습은 과목별로 학생 개개인의 자질과 특성에 따라 구분하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수준별로 교실을 이동하면서 수업하거나 학급 내에서 분단별 수업도 가능하다. 교과서 내 문제 풀이와 활동 지시도 차별화된다. '확인해봅시다-풀어봅시다-도전해봅시다'나 '잘 공부했는지 알아보기-다시 알아보기-좀더 알아보기' 등은 기본-보충-심화의 단계별 난이도를 뜻한다. 모든 학생이 모두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자기 성취도에 맞춰 해나가면 된다.
▲재량·특별활동=학교 재량으로 운영할 수 있는 재량활동이 신설된다. 교과를 재량으로 편성할 수도 있고 창의적 재량활동을 실시할 수도 있다. 종래 교육과정을 교육부에서 고시하면 각급 학교는 그에 맞춰 시행하면 되던 데 비해 학교 자율권이 그만큼 커진 것이다. 학교 행사나 클럽활동 차원으로 이루어지던 특별활동도 다양화된다. 자치 적응 계발 봉사 행사 등 5개 영역으로 나눠 각 학교에서 균형있게 시행할 수 있다.
▲학부모 역할 변화=학부모들은 근본적인 공부방법이 바뀐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예를 들어 수학의 경우 그저 문제를 내고 답을 맞히는 식이 아니라 답이 나오게 되는 과정이나 이유 등에 초점을 맞춘다. 공식도 수업을 통해 스스로 깨닫도록 한다. 학부모들은 교과서를 꼼꼼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심화과정까지 포함돼 교과서가 전체적으로 어려워진 점도 유념해야 한다. 오광환 경북도 교육청 장학사는 "교과서 변화, 수준별 학습 등에 대해 학부모들이 제대로 인식하고 대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수준별 학습을 우열반으로 여기고 반발하거나, 교과서의 모든 내용을 알게 하려는 것은 자칫 자녀만 힘들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문제점=아직 시설이나 교원 수급 면에서 여건이 제대로 갖춰지지 못했다. 수준별 수업을 위해서는 학급당 학생수가 훨씬 줄어야 하고 학교 시설도 한층 보강돼야 하지만 아직은 요원한 상황. 교사들도 몇 차례 연수를 받긴 했지만 교실에서 당장 적용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많다. 교사들은 "수업의 혼란을 막기 위해 당분간 큰 틀만 새 교육과정을 채택하고 세부 내용 면에서는 과거처럼 해나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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