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의 '설', "상여금은 커녕 체임만 대구 295억원 체임, 공장가동률 70% 이하

입력 2001-01-19 12:25:00

근로자들이 부도, 휴.폐업, 임금체불의 먹구름속에 최악의 설을 맞고 있다.

대구지역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부도와 휴폐업 업체가 급증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이 늘었고, 상당수는 임금도 제대로 받지 못한 채 출근을 하고 있으며, 소규모 섬유업체 근로자는 주인이 수시로 바뀌는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예년같은 설 상여금은 고사하고 생계비까지 걱정하는 근로자들의 한숨소리가 높은 실정이다.

다시 경기가 나빠진 지난해 하반기 이후 부도 또는 휴.폐업 업체는 달서구 성서공단 70여개 업체를 비롯해 비산염색공단(비산7동), 3공단(북구 노원동), 서대구공단(서구 이현동) 등 공단지역만 100여 업체에 이르고 있다.

지난해 8월 부도난 ㄷ섬유업체(대구시 북구 노원동)의 경우 최근 근로자 150여명중 관리직 10여명만 출근, 미수금이나 자재를 정리해 임금을 받고 있으나 앞날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서대구공단의 경우 지난해부터 460여 입주업자 가운데 30%가량이 경기가 악화하자 공장을 임대해 버린 이후 상당수 업체의 대표가 수시로 바뀌면서 고용불안 현상이 심각한 형편이다.

서대구공단협의회 관계자는 "지난해말까지 대구 각 공단의 공장가동률이 75~88%정도였으나 올해들어 급격히 떨어져 현재 70%를 밑돌고 있다"면서 "올해는 IMF 당시보다 경기가 더 나빠 근로자들의 설상여금도 제대로 지급하지 못할 지경"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경기악화속에 임금체불이 급증, 1월 현재 대구·경북의 체불임금이 지난해 추석때보다 4배 이상, 지난 99년말보다 3배이상 불어났다.

대구지방노동청에 따르면 18일 현재 대구.경북지역 체불임금은 132개 업체(근로자 6천694명) 295억6천700만원으로, 1년전의 85개 업체(2천211명) 86억5천만원보다 173억1천700만원이 늘어났다.

이는 또 지난해 추석(9월)의 99개 업체(1천854명) 58억8천400만원에 비해 4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ㅁ화섬(달서구 대천동) 오상현(34)씨는 "지난 추석에는 상여금을 100% 받았는 데 이번 설은 회사사정이 어려워 70%만 지급받고 설연휴가 하루 늘었다"면서 "지난 연말 ㅈ합섬 등 부도업체가 잇따르고 있는 상황에서 그래도 우리는 사정이 나은 편"이라고 말했다.

글 김병구기자 kbg@imaeil.com

사진 이채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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