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를 비롯해 각 대학들이 17일부터 속속 발표하는 2002학년도 입시요강에서 수능시험이 여전히 중요성을 갖고 학생부 성적, 면접 및 구술고사 등이 비중 있게 취급됨에 따라 내신-수능-면접 등으로 이어지는 '전방위 과외'가 예상되고 있다.특히 지방이나 소외 계층 수험생들은 자기 소개서나 수학계획서, 경시대회 수상경력 등 학생부 비교과 영역, 면접 및 구술고사 등에서 서울이나 대도시 학생들에 비해 정보와 기회가 절대적으로 부족해 교육에서의 '빈익빈 부익부'를 가속시킬 우려가 크다.
교육부는 당초 2002학년도부터 수능시험을 9등급화, 일종의 지원자격시험으로 전환시키고 대학 자율로 학생들의 특기와 적성을 다양하게 반영함으로써 사교육비를 줄이고 입시과열을 막는다는 계획이었다.
그러나 대학들이 수능시험을 영역별로 반영, 주요 전형요소로 삼겠다고 나섬에 따라 여전히 소홀히 할 수 없는 요소가 됐다. 이 때문에 지난 2년 동안 '특기·적성 만으로 대학 에 간다'는 교육부 발표를 믿고 교과 공부에 소홀했던 학생들은 실력 쌓기에 비상이 걸렸다.
입시전문가들은 2001학년도 수험생들이 재수를 선택할 경우 실력차가 400점 기준 30~50점 정도나 나기 때문에 위기감을 느낀 현 고2년생들의 학원이나 개인과외가 서울을 중심으로 지난 겨울방학부터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등 주요 대학 입시에서 지방이나 소외 계층 학생들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은 더욱 심화됐다. 대부분 수도권에서 실시되는 각종 경시대회의 경우 대회 자체에 대한 정보나 참가 기회가 거의 없어 수도권 학생들의 독식이 예상된다. 또 면접·구술고사에서 사전 정보 취득이 거의 불가능한 지방 학생들은 그만큼 불이익을 안을 수밖에 없다.
고교 관계자는 "서울의 경우 대학원생이나 전문가들에게 100만원 이상 주고 자기 소개서나 수학계획서를 쓰는데 지방 학생들이 상대가 되겠느냐"면서 "입시 준비 초반부터 전형 마지막 단계까지 과외가 기승을 부릴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재경기자 kjk@Imaeil.com